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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Jun 24. 2016

바다 닮은 친구

■ 바다 닮은 친구 ■


외로우면 외로워서

추우면 추운 데로

더우면 덥다 찾아가도

기별 없이왔다 타박 않고 빙그레 웃어주는


내 기척 소리 먼발치서 알아듣고

맨발로 달려와 발등에 입맞춤하는 하얀 파도처럼

나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그런 친구

왜 왔는지 무슨 일인지 묻지않고

그저 힘든 마음 쉬어가라  넓은 어깨 내어주며

묵묵히 내 얘기 들어주는 너그러운 사람


체에 거르지 않은 온전한 속내

바닥까지 싹싹 긁어 다 드러내도

해 질 녘 바다 위 빈 나룻배처럼

돌아서는 내 발길 무겁지 않은 친구


석양이 내려앉은 노을 진 저녁

문득 슬픔 비집고 나와 울고 싶을때

은은한 불빛 내 마음 어루만지는 작은 등대되어

그냥 울게 해주는 그런 친구


바다 닮은 친구 하나 두고싶다


                                               Photographer  양 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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