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닮은 친구 ■
외로우면 외로워서
추우면 추운 데로
더우면 덥다 찾아가도
기별 없이왔다 타박 않고 빙그레 웃어주는
내 기척 소리 먼발치서 알아듣고
맨발로 달려와 발등에 입맞춤하는 하얀 파도처럼
나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그런 친구
왜 왔는지 무슨 일인지 묻지않고
그저 힘든 마음 쉬어가라 넓은 어깨 내어주며
묵묵히 내 얘기 들어주는 너그러운 사람
체에 거르지 않은 온전한 속내
바닥까지 싹싹 긁어 다 드러내도
해 질 녘 바다 위 빈 나룻배처럼
돌아서는 내 발길 무겁지 않은 친구
석양이 내려앉은 노을 진 저녁
문득 슬픔 비집고 나와 울고 싶을때
은은한 불빛 내 마음 어루만지는 작은 등대되어
그냥 울게 해주는 그런 친구
바다 닮은 친구 하나 두고싶다
Photographer 양 대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