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숱한 인연들을 만나고 또 이별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직장동료와의 이별 친구들과의 이별 등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별의 상황은 그때그때 다르고 헤어짐의 아픔도 저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만남의 과정이 아름다웠다면
헤어짐의 과정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이다
어떻게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둘이 뜨겁게 사랑하다가 점점 사랑이 식어버리고 남자 혹은 여자는 다른 사람이 생겼다며 헤어지자고 어렵게 고백을 한다
그러면 상처받은 쪽에 선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며 울고불고 붙잡고 매달리고 악다구니하면서 배신이라 몰아세운다
예상치 못한 고백에 당연한 반응일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돌아선 마음이 쉽게 되돌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져 마지못해 상대방을 내 옆에 둔다 한들 그 사람의 영혼 없는마음 허상만을 붙잡고 있다면 오히려 더 슬프지 않을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위하고 놓아주자
이유 없이 사람이 좋아지기도 하고
이유 없이 사람이 싫어지기도 하듯
사람의 마음은 변하고 사랑도 움직이는것이다
이것은 배신 하고는 엄연히 구별되어져야 한다
문제는 사랑이 변해 이별을 해야 하는 경우
헤어짐의 방법이 곧 그 사람의 품격이고 성숙함이다
이별 앞에서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추고 솔직해야 한다
만남은 우연히 다가오지만 헤어진 후의 모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한편, 서로 좋아서 만날 때는 칭찬과 자랑을 입에 달고 살더니
헤어진 후론 험담과 비난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난 이런 경박한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잊지 말자
사람들은 나의 연애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또 내가 쏟아부은 험담은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는 나의 발등을 찍기도 한다
때론 고요한 침묵이 백 마디 말을 대신할때도 있다
그 사람 때문에 진정 행복했다면
그 행복이란 추억을 담보로 험담은 덮어두자
그것이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 간의 예의가 아닐까
난 한 직장의 오너로
퇴사하는 직원들마다 박수받고 떠나게 하고 싶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처음보다 마지막이 중요하고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중요하다
다시는 안 볼사람처럼 함부로 대한다면 그 갚음은 결국 내게로 온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해서 나중 어느 시점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거나
서로의 입장이 바뀌어 내가 그 사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웃는 얼굴로 보내야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난다
돌고 도는 게 우리들 만남이고 인생이다
Photographer 양 대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