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your journey
휴대폰 너머로
친절하면서도 서글서글한 ‘안녕하세요.’라는 첫 인사가 들렸다.
목소리만으로도 호감이 느껴지는 취준생이었다.
그 친구는 공기업 입사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번번이 서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맞춤형 강의를 요청해왔다.
서른을 넘기고,
마음은 더 급해지고,
부모님께도 늘 죄송하다며
말 끝마다 절실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서류 직무수행서부터
자기소개서 키워드, 문장 구성까지
그 친구를 ‘글’로서 가장 잘 표현해야 했다.
기업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그의 강점이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다듬었다.
그가 쓴 모든 문장에 이유가 있도록
그렇게 서류를 완성하고,
그가 가장 가고 싶어 하던 기업에 단번에 합격했다.
그날 통화에서 들리던 그의 들뜬 목소리를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이후, 그는 가족을 부탁한다면서
자기 동생을 내게 소개했다.
동생의 서류와 면접을 코칭해줬고,
그 동생은 미국 외국계 기업에 한 번에 합격해버렸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형인 그는
필기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일이 반복됐다.
나와 함께 정리한 이력서를 꾸준히 제출하면서
서류는 ‘거의 100% 합격’.
하지만 필기시험만 가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 패턴이
1년,
2년,
3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처럼 첫 필기 합격 소식이 왔다.
그것도, 내가 처음 그와 함께 만들었던
‘가장 원하던 바로 그 기업’이었다.
그는 지방에 살았지만
면접 준비를 위해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하루 종일 함께 모의 면접을 하고,
말의 습관을 바로잡고,
질문 하나하나를 다시 점검했다.
그리고,
그 어렵다는 공기업 면접에서
그는 단번에 합격했다.
최종 발표날,
나는 다른 강의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 앞에서 말을 하면서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계속 그의 소식을 기다렸다.
‘왜 연락이 없지?’
‘이 시간이면 발표가 났을 텐데…’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저녁 6시쯤,
머뭇머뭇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 건 말이 아니라
숨을 들이켜는 소리였다.
그리고 곧,
울음을 참고 말하려는 떨리는 목소리.
“선생님… 저…
저… 붙었어요…”
서른이 넘은 남자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펑펑 울면서 전화를 걸어온 그 순간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나는 애써 담담하게
“축하해요. 정말 잘했어요.”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도
주머니 속에서 손을 꼭 쥔 채
같이 울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나중에 편한 지인으로
꼭 커피 한 잔 같이 마셔요.”
나는 그의 프로필 사진에서,
사원증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사람을 볼 수 있다.
그의 성공이,
나의 성공처럼 기뻤던 날이었다.
다음, 마지막 에피소드는 <면접장>
EP#12. 면접위원이 흥분하는 순간
부제: For your belief
Images courtesy of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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