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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퓨타 Laputa Jan 16. 2017

1. 왜 B2B 사업인가? (1/2)

B2B 사업의 특징과 잠재력

2017년 현재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 지멘스(Siemens AG), 미츠비시 (三菱グループ, Mitsubishi Group)와 같은 기업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Fig I-3. 대표적인 글로벌 B2B 기업의 로고 - 좌로부터 GE, 지멘스, 미츠비시


각각 제조업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미국, 독일, 일본의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MNC)이자 복합기업(Conglomerate)인 이 기업들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자∙전기∙엔지니어링 영역의 글로벌 강자들이며 일부 영역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위치들을 차지하고 있다 [1]. 위의 기업들은 거듭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지난 세기 동안 인류의 삶에 여러 가지 많은 영향을 끼쳐왔는데 특히, GE는 전구를 만들었던 발명왕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이 1892년에 세운 미국의 전기∙전자 산업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지금까지 그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다. 1981년에 CEO를 맡게 된 잭 웰치(JackWelch. 1935~현재 )는 일등 할 수 있는 영역 외 모든 영역은 매각하거나 없애는 강력한 구조 조정을 실행하고, 제조업에서 금융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20년 재임기간 동안 GE의 시가 총액을 40배로 키우기도 하였다. 그 뒤를 이어 CEO가 된 제프리 이멜트(JeffreyImmelt. 1956~현재 )는 두 차례 금융 위기를 경험하면서 GE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을 강하게 인지 하였고, 그 결과 GE를 원래 본업이었던 제조업 기반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그러나 이후 201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GE는 또 한 차례 커다란 변신을 진행 중인데 2016년 1월 GE의 가전 부문을 중국의 가전기업 하이얼(海尔. Haier)에 54억 달러(약 6조 5천억 원)에 매각하였다. 발전용 터빈 등 핵심 제조 역량만 남기고 다 처분한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남은 자산은 디지털 역량을 더하여 제2의 도약을 진행 중에 있다. GE는 이른바 산업 자산의 디지털화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최근 공개한 클라우드 기반의 산업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프레딕스(Predix)는 그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B2C 가전을 정리하고 제트엔진, 가스터빈, MRI [2] 스캐너 등을 주력상품으로 판매 중인 GE는 판매한 제품으로부터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다시 가공하고 서비스 상품화하여 다른 기업에게 판매하고 있고, GE Predix로 벌어들인 매출은 2015년 한해만 약50억 달러(5조원)에 달한다. 


한편, 세계 최초의 전기차 개발(1879), 백열등 첫 대량 생산(1905), 인류 최초 이식된 인공심장 박동기 개발(1958), 컬러 액정 휴대폰 첫 개발(1997) 등 17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 최대의 엔지니어링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 또한 자동화, 제어, 통신, 전력 산업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손대지 않은 영역이 없는 것처럼 보이던 지멘스도 2000년 대 중반 이후부터 대표적인 B2B 사업영역인 산업자동화, 발전설비, 의료기기, 철도차량 등 4대 부문에 주력하고 있으며 2007년 지멘스 스폰서십으로 발간된 ‘Mega City Challenges’라는 보고서는 대도시의 5대 문제점인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 의료, 안전과 보안 등을 도시의 인프라 관점에서 조망하고 스마트시티(Smart City)라는 미래 도시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스마트시티 붐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지멘스는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재편하고 있는데 1999년에는 매출의 50%를 차지하던 IT사업을 매각하였으며, 2005년에는 세계 6위였던 모바일 사업을 매각하였고, 2014년에는 지멘스 100년 역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가전사업을 매각하였다. 2017년 현재 에너지와 헬스케어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현실에 대한 안주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1870년 설립된 일본의 미츠비스 또한 조선, 광업부문을 토대로 전기, 항공기, 화학, 석유 등 중화학 공업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다. 한국도 1970년대 소위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현대와 삼성 같은 대기업들이 태동기에 미츠비시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위의 세 기업들은 100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였고 혁신을 거듭하였다. 세 회사가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그들 제품의 대부분을 일반 개인 소비자가 아닌 다른 기업들이나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비하는즉 B2B 또는 B2G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중요한 교집합이 있다. 오늘은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주력하는 B2B 사업이 왜 요즘 더욱 각광받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B2B 마케팅/영업 여행의 첫날을 시작하자.


1.1 B2B 사업의 특징과 잠재력


‘B2B’와 ‘B2C’라는 용어들은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어가던 1990년대 초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이라는 용어와 함께 등장하였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는 당시 e-비즈니스의 산실이었던 미국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많이 사용하였는데,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친구와 동료, 선후배들이 둘, 셋 모여 만든 벤처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에 비해 회사를 설립하거나 운영할 때 소요되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따라서 벤처기업들은 그들의 사업방식을 주요 자금주인 은행이나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들에게 충분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이때 도입된 개념 이비즈니스 모델인데 1980년 대까지만 하여도 기업의 경영 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널리 쓰이던 ‘전략(Strategy)’이라는 용어는 사업 환경과 경쟁 방식을 분석하면서 사업의 비전(Vision)을 달성하기 위한 실행과제와 그 이행방식을 표현하였다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는 고객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어떻게 상거래가 실현되며 그 과정에서 수익이 창출되는지 설명하는 것에 보다 집중하였다고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특별한 원칙 없이 그림이나 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되었고 이를 통해 자본가들과 보다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 이후 비즈니스 모델은 2017년 현재 기업활동을 설명하는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가 되어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를 표현하는 B2B나 B2C라는 용어는 각각 ‘Business-To-Business’, ‘Business-To-Consumer’의 약자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상거래 대상의 관점에서 이분화하여 B2B 전자상거래(B2B e-Commerce)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B2C 전자상거래(B2C e-Commerce)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을 지칭하던 용어였는데, 현재는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에서 B2B는 ‘기업 간 거래’, B2C는 ‘기업-개인 간 거래’라는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 B2B는 그 의미가 좀 더 확장되어 대상 고객이 국가나 정부기관, 공기업이 될 경우, B2G(Business-To-Government), 고객의 고객까지 생각할 경우 B2B2B, B2B2C, B2B2G 등의 다양한 파생적 개념들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B2B 사업을 재화의 이동 관점에서 표현해보면 그림 Fig I-4와 같다.      

                    

Fig I-4. B2B 사업 재화의 흐름

  

또한, B2B 사업은 다음과 같은 독특한 특징이 있다. 

첫 번째,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하다. B2B 사업의 고객인 기업의 수만큼 제품의 종류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재와 달리 표준화가 어렵고 중간재 공급을 넘어서서 완제품 공정 과정 상의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B2B 제품으로는 표 I-1과 같이 중장비, 경장비, 시스템, 중간재, 원료, 부품, 소모품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가 있다.                         

표 I-1. B2B 제품의 8가지 구분


두 번째, 수요가 파생적이고 비탄력적이다. ‘파생적 수요(Derived-Demand)’라는 용어는 소비자에 대한 1차 수요가 발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료 공급업자로부터 복잡한 공급망이 시작되기 때문에 일컫는 표현이다. 또한 ‘비탄력적’이라는 표현은 가격이 비싸져도 수요량이 크게 변동될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B2B 사업은 한번 거래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거래가 유지되는 일종의 교착 효과(Lock-in Effect)[3]가생겨나는것을의미한다. 


세 번째, 구매자가 집중되어 있다. B2B 사업은 제품의 종류가 광범위하고 다양한 것에 비해 고객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소수의 구매자가 거래금액이나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즉, 파레토 법칙(The Pareto principle)[4] 이 적용 되는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창출하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B2B 기업은 소수의 우수고객을 선별하여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한다.


네 번째, 구매 절차가 조직 차원에서 복잡하게 이루어진다. B2B 고객의 구매 과정은 일반 소비자의 구매 과정보다 매우 복잡하다. 대부분 기업 거래는 입찰(Bidding)을 거치기 때문에 구매 의향을 B2B 기업에게 알려 오면 절차에 따라 단계별로 요구되는 것들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의 구매 조직은 그것들을 평가하여 최종 구매를 결정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구매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위의 4가지만 생각해 봐도 B2B 사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사업과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B2C 사업은 기본적으로 대중적 소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알려진 니즈를 얼마나 차별적으로 충족시키느냐가 중요한 반면, 기업을 상대로 하는 B2B 사업은 일반화되고 표준화된 니즈보다는 개별기업의 독특한 니즈에 대한 맞춤이나 제안이 중요하다. 그런데 소수의, 특수한 요구를 가진 고객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한다는 부분만 보면 B2B 시장은 니치 마켓[5](Niche Market)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실제 B2B 시장은 그 거래 규모를 국가별로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며 다국적 기업들이 주요 플레이어(Player) 임을 감안할 때, 니치 마켓은 절대 아니다. 더군다나 대∙중∙소규모의 다양한 제조 산업군 및 정부, 학교나 병원과 같은 공공 기관 등도 광의의 B2B 사업영역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거의 무한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T)의 급속한 발달은 기존의 업무 환경을 스마트(Smart) 환경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IT와 각 산업 요소들 간의 결합은 공급망의 붕괴와 혁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낳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에 집중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아웃소싱(Outsourcing)이 활성화되는 중요한 이유이며 이는 B2B 사업 확대와도 직결된다.


      

[1] 기업의 오랜 역사만큼 정경유착, 전범등어두운이면들도있으나본서에서는다루지않음

[2]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

[3] 기존의 제품보다 더 뛰어난 것이 나와도 이미 투자된 비용이나 기회비용 및 전환 비용, 혹은복잡함이나귀찮음으로인해타제품으로쉽게옮겨가지못하는것

[4] 소득 분포에 관한 통계 법칙으로 상위 20% 사람들이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의미이지만 현대 경영에서는 ‘전체 성과의 대부분(80% 이상)이 소수(20%)에 의해 창출된다’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5] 시장이 작거나 특화되어 있는 소규모 시장으로 대기업들은 별 관심이 없다






    제2일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제3일 B2B 마케터와 B2B 영업대표의 차이

    제4일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제5일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

    제6일 B2B 해외사업

    제7일 B2B에서 B2G로!


Part II. 이제 B2B 마케팅도 필요하다! 

    제8일 시장을 알아야 한다(1) 

    제9일 시장을 알아야 한다(2)

    제10일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1)

    제11일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2)

    제12일 마케팅의 성과는 무엇인가? 

    제13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

    제14일 대관업무 


Part III. B2B 영업, 진화해야 한다!

    제15일 B2B 영업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제16일 성공하는 제안

    제17일 통하는 프레젠테이션

    제18일 협상과 계약

    제19일 핵심 어카운트 관리

    제20일 디지털 마케팅과 B2B 영업

    제21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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