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끼니는 걸러도 커피와 달리기는 거르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 몸이 언제까지 커피와 달리기를 허락할지 모르니,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제가 웨이트 운동을 천 년 만 년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바벨을 들기 시작했으니, 한국에서 소위 ‘몸짱 열풍’이 불기 이전부터 열심히 쇠질을 하고 있었던 거죠. 타고난 덩치 사이즈에 비해 힘도 센 편이었고, 몸도 나름 봐줄 만 해... 쿨럭!
십여 년이 흘러 나이 마흔에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 육아에 지치고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평소처럼 무게를 들다가 어깨며 허리에 계속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연이어 다치며 고생을 좀 하고 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몸이 좀 회복될 때까지 웨이트를 잠시 쉬자고 한 게... 이제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하하! 그래도 예전에 하던 가락이 있으니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뜻하지 않게 올해 초 오십견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지 뭡니까. 아하하하… 으흐흑!
이제는 어깨가 다시 좋아지더라도, 예전처럼 무거운 쇠질보다는 요가나 부상 예방과 재활 운동에 더 관심이 갑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좋아하는 달리기도 언젠가는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제 욕심 같아서는 나이 8-90이 넘어서도 달리기를 즐기고 싶지만, 제 맘처럼 되지 않는 게 어디 세상일 뿐이겠습니까. 발목, 발바닥, 아킬레스건, 종아리, 무릎, 골반, 허리, 심장 등등 이렇게 많은 신체 부위 중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문제가 생기면 할 수 없는 게 바로 이 달리기라는 운동이니까요.
지난 10년 동안 이렇게 신나게 달리기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동안 하프마라톤(21.1 km) 까지만 몇 번 뛰어봤고 아직 풀코스 마라톤 (42.2 Km)은 해보지 않은 것이 좀 아쉽습니다. 나이 더 먹기 전에 풀코스 한 번은 꼭 뛰어보고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당분간은 어려울 듯합니다. 핑계 같지만 풀코스 마라톤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한데요, 아직 아이들도 어리고… 그 정도의 시간을 내려면 아무래도 은퇴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좀 늦더라도 언젠가는 꼭 한번 뛰어보고 싶어요, 42.195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