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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Pie Jun 11. 2023

죄송합니다. 행복합니다.

비결 같은 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행복합니다.

비결 같은 건 없습니다. 다 운빨이니까요.


남들보다 특별히 더 나은 행복의 조건이 갖추어진 건 없습니다. 능력, 인격, 외모, 성격, 재물, 명예, 가족, 직업, 건강… 다 고만고만합니다. 다만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조건들이 거의 없어서이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사는 내내 운이 좋았습니다. 물론 반백년을 넘게 살면서, 크게 넘어지거나 좌절한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그럴 때마다 천사들이 나타나서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변신술에 능한 그 천사들은 제게 그동안 가족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친구들의 위로와 도움으로, 뜻밖의 작은 행운으로, 우연히 만난 책 속에서, 노래 가사를 타고, 타인의 작은 친절 안에서, 잊고 지내던 지인들의 깜짝 안부 인사로, 학생들의 감사 카드로, 심지어 운동 후 쏟아지는 도파민 샤워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저를 위로하고 힘을 주더군요.


오늘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 스스로 가지치기 한번 하지 않고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공짜로 즐기며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합니다. 안개비 내리는 차분한 토요일 아침, 이렇게 한참을 달리며 땀을 흠뻑 흘리고 돌아오니, 아내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쉬고 있고, 언제나 사이가 좋은 아이들은 팬케익을 먹으며 포켓몬 카드 게임을 하면서,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거리고 있습니다.


샤워 후 커피 한잔 내려 마시며, 달리면서 찍어온 사진들도 보정하면서, 이렇게 글도 끄적거리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Photo by Flying 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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