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매년 6월 셋째 일요일에 Father’s Day를 기념합니다.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신 선생은 보통 6월 첫째 주에 수업이 끝나고, 둘째 주에 기말고사가 끝나고, 셋째 주말까지 성적을 마감하고 학생들 리포트 카드를 쓰고 나면 비로소 일 년 학사 일정이 끝나게 됩니다.
신 선생은 올해도 6월 셋째 토요일인 어제까지 기말고사 채점하고 아이들 리포트 카드에 소설(?)도 좀 쓰느라 바빴는데요, 그렇게 하고 나서 여유 있게 맞이하는 첫 일요일 아침이 바로 Father’s Day입니다. 그러므로 신 선생에게 있어서 Father’s Day는 바로 여름방학의 시작입니다. 이날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죠.
물론 6월 말까지는 각종 회의도 있고 졸업식도 있고 해서 아직 공식적으로는 방학이 아니지만, 이 기간은 일 년 중 제가 방학보다 더 좋아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엔 보통 며칠에 한 번씩, 일이 있을 때만 뜨문뜨문 학교에 출근합니다. 그것도 하루 종일이 아니라 잠깐잠깐씩! 으하하! 게다가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6월 말까지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아침에 아이들 학교에 넣어놓고 나면 오후 3시까지 우리 부부는 자유입니다. 만세!
그래서 이 시기에는 아내와 같이 브런치도 먹으러 다니고, 아니면 저 혼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평소보다 오래 달리면서 사진을 마음껏 찍기도 하고, 손이 많이 가서 평소에 하기 힘든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평일 점심 식사에 맥주를 곁들이기도 하고, 또 서로 번갈아서 하루씩 육아 휴가도 주고 그럽니다.
내일은 한 자릿수 기온에 밴쿠버에 비도 추적추적 내린다 하니,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아내와 육수가 진한 일본식 미소 라멘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Happy Father’s Day, and
Cheers to all my fellow dads out t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