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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Pie Sep 02. 2023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밴쿠버의 늦여름 풍경

오늘도 달립니다. 저는 아침 달리기가 갈증 날 때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보다 좋고, 아침 빈속에 마시는 갓 내린 커피만큼 좋습니다. 물론 배고플 때 아내가 끓여준 해물 순두부찌개보다는 조금 덜 좋아하지만 거의 근접합니다. 하하.


다음 주 개학을 앞두고 어제와 그제 출근을 해서 두 달 만에 반가운 동료들도 만나고, 새 학기 준비 관련 여러 회의에도 참석하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한바탕 여름 잔치가 다 끝나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 조금씩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가을을 기다리며, 지난 두 주간 달리기를 하며 찍어 놓은 밴쿠버의 늦여름 풍경을 공유합니다.


유난히 심했던 올여름 가뭄의 여파일까요, 이제 겨우 9월의 첫날인데 곳곳에 벌써 단풍이 들어있습니다. 나뭇잎들이 물기를 머금지 못하고 시들시들해서인지 빛깔이 예년만 못합니다. 매년 가을, 달리기 하며 단풍사진 찍는 재미로 사는 신 선생에겐 매우 기운 빠지는 일입니다.  


밴쿠버를 포함한 캐나다 BC주 남서부의 여름은 살기에 참 좋습니다. 6-8월 아침 평균 기온이 14°C 안팎으로 상쾌하고 낮 평균기온도 22°C를 잘 넘지 않는 데다가, 맑은 날이 많고 습도마저 높지 않으니 지내기에 정말 쾌적합니다.


그랬던 BC주의 여름이 이젠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습니다. 불과 10년 전, 신 선생이 캐나다 동부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이주할 때만 해도 밴쿠버에선 여름에 에어컨이 필요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걸핏하면 30°C를 넘는 날이 많아져서 여름마다 에어컨 구하기 대란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해마다 반복되는 산간내륙지역의 산불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불에 따른 연기가 밴쿠버를 비롯한 서부 해안가까지 퍼져서 심각한 대기 오염이 수주일 간 지속 되기도 합니다. 또한 여름 내내 지속되는 심각한 가뭄에 따른 물 부족 현상으로 농사를 망치고, 축산업과 어업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공짜(?)로 누리며 만끽하는 이 아름다운 자연이, 과연 저의 아이들과 손자손녀들에게도 허락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는 아침입니다.


꽃과 나비(?) - Photo by Flying Pie
사상 최대 규모의 밴쿠버 젠트리피케이션(?) 현장                                - Photo by Flying Pie
꽃길만 달리세요 @ Arbutus Greenway - Photo by Flying Pie
@ Arbutus Greenway -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잿빛 하늘 -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Photo by Flying 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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