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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Pie Jun 17. 2023

브런치요? 그냥 동네 백반집이죠.

관광객들은 절대 모를 밴쿠버 골목 식당

먼지 날리는 길거리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사람들 북적이는 정신없는 푸드코트도 웬만하면 피합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거든요. 번쩍번쩍 고급진 레스토랑도 싫어합니다. 그렇게 격조 있게 먹다가는 왠지 목에 걸릴 것 같습니다.


부부가 다 초딩 입맛이라 계란, 베이컨, 소시지와 빵으로 이루어진 북미식 아침식사를 매우 좋아합니다.



조용하고 살짝 올드한 느낌의 이런 동네 식당을 좋아합니다. 식당에 들어서니 좋아하는 필 콜린스(Phil Collins)의 80년대 히트곡이 반겨줍니다. 아, 막 따라 부르고 싶네요. 하하. 주인인듯한 남자가 아무 데나 편한데 앉으랍니다. 극진히 모셔야 하는 손님이 아니라 “어, 왔어?” 하듯 편한 친구처럼 대해주니 좋습니다.



식기 세척기에서 왕그랑댕그랑 최소 5년은 시달렸을 것 같은 빛바래고 스크래치 많은 식기와 머그컵의 느낌이 좋습니다. 커피 무한리필을 사랑합니다. 아직도 이런 코인 주크박스가 있네…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과 카일리 미노그의 ‘The Loco-motion’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번 틀어볼까? 아, 동전이 없네…



음식맛은 뭐… 동네 식당이 다 그렇죠 뭐… 하하.

그래도 남이 해준 음식은 다 맛있습니다.



이 집은 제발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부 취향이 이렇게 작고 조용하고 올드한 느낌의 식당이나 펍을 좋아해서 연애할 때부터 이런 곳만 찾아다녔는데, 저희가 단골이 되면 자꾸 식당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동안 벌써 네 곳이나 망해나갔거든요.


다음엔 아이들도 데리고 한번 와야겠습니다. 먹성이 폭발하기 시작한 11살 첫째 녀석은 아마 곱빼기로 시켜줘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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