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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Pie Aug 19. 2023

달리기 하다가 곰을 만나면!

절대 죽은 척하지 마세요!

1.

달리기 하다가 곰을 만났습니다. 누가 캐나다 아니랄까 봐 말입니다. 키가 2m는 족히 넘어 보이는 거대한 녀석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캐나다라지만 이렇게 주택가 한가운데 골목길에서 곰이라니! 베어스프레이도 안 가지고 나왔는데요, 하하!

 

곰을 만나면 절대 죽은 척하지 마세요. 놀란 나머지 자극하거나 도망가서도 안 됩니다. 대신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녀석은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네요. 부디 매립장으로 보내지지 말고 새 가족을 만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Photo by Fying Pie

2.

캐나다로 돌아오자마자 그동안 밀린 달리기를 신나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가시거리가 35 km에 달할 만큼 공기가 맑고 투명합니다. 집밖으로 나서니 약간 한기가 느껴지는 14 °C의 기온에 습도는 60%를 살짝 웃돌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안 뛰면… 그건 범죄입니다. ^^

Photo by Fying Pie

달리는 동안 누나 생각이 났습니다. 신 선생의 누나는 ”울트라 슈퍼 원더우먼“입니다. 30여 년 전 대학 졸업 후, 무일푼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혼자 힘으로 많은 것을 이뤄낸 누나는 신 선생의 자랑이자 롤모델입니다. 그런데 아내노릇, 엄마노릇, 딸노릇, 누나노릇, 며느리노릇, 교수노릇 등,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고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더운 여름 한국에 와서 애쓰다가 결국 탈이 났습니다. 부디 얼른 회복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누나도 앞으로는 살짝 느슨해지고 게을러지기를 바랍니다, 저처럼요.


3.

어쩌다 보니 최근 들어 부쩍 브런치에 자랑질을 많이 했습니다. 사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고요. 하지만 사실 저도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But you didn’t actually think that I was living a happily-ever-after-in -a-fairy-tale-kind-of-life, did you? ^^


미리 대비를 해서 피할 수 있는 걱정거리들이라면 좋겠지만, 사는 동안 누구나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것들이니, 때가 되면 그저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올해 초, 어느 지혜로운 어르신이 누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 … 그래도 그냥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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