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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May 10. 2016

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37-구스타브 카유보트

구스타브 카유보트, 글읽는 여인, 1880, 캔버스에 유채, 65×80cm, 개인소장

아내는 흔들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다. 그 모습을 화면은 한껏 당겨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반면 뒤에 놓인 소파 위에서는 남편이 누워서 책을 읽고 있다. 단란한 가정의  일상처럼 보인다.


그런데 남편의  모습은 소파와 배율이 전혀 맞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작게 그려져 있어 무슨 미니어쳐 인형 같다.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깬 저의는  무엇일까.


이 그림은 "작은 남편과 함께 있는 여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편이  하도 작아서 주머니에 넣어도 될 정도이다. 어느 평론가는 입센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극단 마부 마인즈의  연극  "인형의 집"에  나오는 난쟁이 남편과 상대적으로 키와  몸집이 엄청 큰 아내를 보는 듯하다고 평했다.


 입센의 "인형의 집"은 이 그림이 그려지기 한 해 전인 1879년에 출간되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나름 시대정신의 징후이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도 있다. 세기말 유럽에서도 그렇거니와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왜 남편들은 아내 앞에만 서면  그렇게 작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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