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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꿈꾸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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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Jul 18. 2016

함께 여는 창

67-조지 투커

조지 투커, 창4

창 앞에 설 때 대개는 혼자인 경우가 많다. 이 그림은 특이하게도 두 사람이 등장한다. 연인이거나 부부인 남녀가 창 앞에 서있다. 눈을 감고 있어 표정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제한되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느껴진다.


남자는 창틀을 한 팔로 붙잡고 있고 다른 팔로는 이마를 기댄 채 다시 창틀 쥔 손을 감싸고 있다. 눈을 감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고뇌에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인이 다가와 남자의 팔뚝에 고개를 묻고 한 팔로는 팔뚝을 안고 다른 한 팔로는 허리를 안아 위로하고 있다.


혼자보다 둘이 감당하면 인생살이가 조금은 덜 팍팍할까. 누구에겐가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된다면 감사한 일이다. 힘껏 안아주자.


조지 투커, 포옹1, 1979, 판넬에 템페라, 61 x 45.7cm

조지 투커( George Tooker:1920-2011 )는  일련번호가 붙은 <창> 시리즈를 10여편이 넘게 작품화하였다. 원래 브루클린  태생이기도 하지만 이 시리즈를 작업할 때에도 브루클린에 살 때였다. 주변에서 흔히 보고 접하는 이웃들이 그림의 모티프가 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혼자이거나 둘 또는 셋의 인물이 창 앞에 등장한다.


보통은 반려자로서 이성의 배우자에게 의지하는데

이채롭게도 게이였던 화가는 동성의 파트너와 생을 함께 했다. 백인이었지만  흑인들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흑인민권운동에도 직접 참여하였다. 당연히 화폭에도 종종 흑인들이 묘사된다.


본인은 수긍하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마술적 리얼리즘의 범주로 평가받는다. 현실 세계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는데, 형태나 색감이 현실을 벗어나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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