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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Dec 27. 2016

이스트룸

82- 토마스 드 바니 포레스탈

 토마스 드 바니 포레스탈, 이스트룸, 1965, 압착목판에 에그 템페라, 76.2 x 91.4 cm, 개인소장


아무런 장식도 없는 누추한 방이다. 맞은 편 한 구석에 침대 하나만 달랑 있을 뿐이다. 그것도 일인용 침대이다. 하얀 침대 시트 위로 갈색톤의 정방형 사각 무늬가 반복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담요가 마치 뱀의 허물처럼 침대 주인이 누웠다 나간 흔적을 보여 주고 있다. 그나마 침대에 누우면 바깥을 볼 수 있는 창이 맞은 편으로 뚫려 있어 다행이다. 하얀 커튼 자락이 두 갈래로 늘어트려져 있어 직접적으로 창문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째튼 거기에 창문이 있다. 동창이 밝으면 그곳을 통해 홀로 눕는 침대에도 햇볕이 들 게다. 아마도 침대 주인은 아침마다 그 햇살을 맞으며 새로운 다짐을 할 것이다.


포레스탈(Thomas de Vany Forrestall: 1936~  )은 캐나다 화가로 몬트알리슨대학에서 수학하였다. 프레데릭톤의 비버브룩아트갤러리의 보조 큐레이터 활동을 하다 나중에 전업 작가가 되었다. 템페라화나 수채화를 통해 리얼리스트 화풍으로 캐나다 동부 연안의 풍경이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삼단이나 T자형의 판넬에 그림을 그리는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1986년에 캐나다 훈장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는 모교의 명예학장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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