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watch?v=F0JJNnTs4NQ&si=ikHfGbNHgMph0P3L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밀라논나님의 채널에서 본, 밀라노 사람들 인터뷰 영상.
다들 행복에 관하여 아주 간결하고 담백하나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늘 일상을 살아가느라 바쁘고 그날 그날 기분이 좋고 나쁨만 생각하므로 행복에 관해 생각할 일이 자주 있지는 않은데, 이 영상을 보고 잠시 멈춰 생각하게 됐다.
나는 언제 행복할까?
당연히 아기와 남편과 셋이 온전히 시간을 보낼 때, 그리고 아기와 우리 부모님이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지켜볼 때 행복하다.
하지만 요즘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유튜버이자 의사이신 정희원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위는 '잡곡밥 같은' 행복이고, 최근 '초콜릿 같은, ' 즉, 찰나에 가장 큰 행복을 느낀 순간은 연말에 홀로 떠나는 도쿄 여행 비행기 티켓을 결제할 때였다.
회사에서 너무너무 기분이 안 좋은 날이었는데, 홀린 듯이 항공권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서 티켓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처럼 일상이 힘들 때 일단 떠날 계획을 세우는 것은 10년이 넘은 내 습관이다. 그렇게 홀로 훌쩍 떠나 며칠 정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가끔은 전혀 말이 통하지 않은 곳에서) 다른 세상을 구경하면서 지내다 돌아오면, '지금 이곳'에서의 고민이 사실은 큰 것이 아닌데 내 안에서 뭉게뭉게 몸을 불려 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내가 회피형일까,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사람인가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받아들였다. 나는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를 환기시키고 다시 일할 힘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을.
늘 일본은 음식, 드립 커피, 그리고 소소한 쇼핑이 목적이었는데, 그 사이 미술에 대한 관심이 조금 늘었으므로 도쿄국립서양미술관을 꼭 가보고 싶고, 말로만 듣던 츠타야 서점도 꼭 가보고 싶다.
아, 벌써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