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훨훨날자 May 02. 2024

바다에서 훨훨 날다.

물공포증

바다를 좋아하지만 물공포증이 있다. 출렁이는 파도를 내려다보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물색에 심장이 요동을 친다. 신속히 자세를 잡고 뛰어들어야 하지만 두발은 접착제를 바른 듯 찰싹 붙어 꿈적을 안 한다. 찰나가 영원 같다. 심호흡을 하며 수평선 끝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예전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이제 나는 숨도 쉴 수 없는 무중력 바닷속을 날기 위해 새하얀 요트 위에 우뚝 서 있다. 파도에 둥둥 떠 있는 다이버들의 응원의 함성에 힘을 얻어 풍덩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상 없음 수신호를 보내고 잠수를 한다. 아래로 아래로 하강하는 나를 반기는 물고기 떼를 황홀하게 바라보며 어느새 나는 바닷속 거대한 산맥을 날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다이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