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를 찍은 커피 브랜드, 보난자커피

브랜드 디자이너가 보는 브랜드의 매력포인트 (2)

by ㅂㅇㄴ

카페 차리기. 모두가 한번쯤은 꾸는 꿈이 아닐까. 그만큼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카페가 생겨나고 또 존재한다. 하지만 이처럼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맛있는 커피는 기본이고, 저마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카페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치열한 경쟁 한가운데서도 마치 경쟁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듯, 자신만의 분명한 길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있다. 보난자커피가 대표적인 예. 보난자커피를 통해 자신만의 뚜렷한 매력을 풍기는 브랜드는 무엇이 다른지 그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찾아보고자 한다.


ignant-travel-bonanza-coffee-001-5-1440x1440.jpg (출처: https://www.ignant.com/2017/07/01/bonanza-berlin-germany/)


보난자커피는 2006년 독일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전 세계 카페 25 중에 하나로 꼽힌 곳이다. 2022년, 서울 군자역에 로스터리와 함께 카페를 오픈하면서 한국에서도 산미가 독특한 스페셜티 커피의 맛을 신선하게 느낄 수 있게 됐다.


eadafa169ee8f.png (출처: https://bonanzacoffe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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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onanzacoffee.kr/)



보난자커피는 유럽에서 왔다는 점, 그리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언급될 만큼의 명성만으로도 충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더해 디테일한 차이를 끝까지 고집하는 로스팅 방식과 Unnecessarily Good이라는 슬로건 아래, ‘쓸데없이 좋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는 태도 역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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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브랜드에서 다큐멘터리를? 다소 의아한 조합일 수 있다. 하지만 보난자커피가 스스로를 알리는 방식은 ‘쓸데없이 좋은’ 것을 제공한다는 그들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보난자커피는 어떤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까.


이 다큐멘터리는 베를린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평온하게 흐르는 영상 위로 베를린 보난자커피의 아름다운 공간과 앰비언트 뮤직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예술 영화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장면들 너머, 그 안에는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촘촘히 담겨 있다. 로스터리가 들어오지 못해 몇 달간 공간을 기다리며 느꼈던 조마조마한 시간들, 독일 보난자커피가 추구해온 정신을 한국에서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 이 다큐멘터리는 서울에서 보난자커피가 실체화되는 과정들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브랜드가 가진 생각과 매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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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instagram.com/p/C0bOH3hxhtk/?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보난자커피의 다큐멘터리는 2023년 12월, 실제 영화관을 대관해 상영되기도 했다. 상영 이후에는 Q&A 시간이 이어지며 관객들이 브랜드를 보다 깊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팬이 되고 싶지 않아도 결국 팬이 될 수밖에 없을 듯.



(다큐멘터리 풀영상은 아래 보난자 커피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RDMWqBmOV8


https://bonanzacoffee.kr/documentary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나는 오랫동안 카페 브랜딩을 패키지 디자인이나 독특한 메뉴판처럼 눈에 보이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려 했다. 하지만 커피의 맛도, 패키지도, 공간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카페들이 넘쳐나는 지금, 그것만으로는 브랜드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보난자커피의 사례는 그 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겉으로 보이는 형식적 차원의 문제에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드러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그렇기에 때로는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콘텐츠라도 기꺼이 시도해보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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