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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May 15. 2017

그저, 당신 자신이 되길

우리, 보통의 존재를 위하여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어느 날 눈물이 팡하고 터져버렸던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건 정확하진 않지만 나는 여유를 잃었고, 모든 것이 부담과 불안으로 다가왔다. 사소한 것을 사랑했던 내가 무감각해지는 순간들이 생겨났고, 그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의 궤도를 잃고, 나답지 못했던 순간을 마주할 때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백 퍼센트 알진 못하지만, 무엇이 나답지 못하다는 건 안다. 아. 이건 평소의 내 모습이 아닌데 라고 후회할 때가 '나답지 못한 행동'이지 않을까. 사실 마음에 들지 않은 그런 모습까지도 '나'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결코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독 요즘엔 그런 모습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고, 오랜만에 마주치는 이들은 내게 '지쳐 보여'라는 말을 자주 건네었다. 늘 별 같은 사람을 꿈꿔온 나는 슬프게도 어린 낙엽처럼 뒹굴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바람 따라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낙엽과 같은 존재다.
자신의 궤도를 가진 별 같은 사람은 드물다.
- 당신의 삶 이미 완전한 / 헤르만 헤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 될 것.

왜 여유를 잃었을까. 무엇이 그리 조급했을까. 내가 왜 힘들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역시나 주된 이유는 나에게 있다.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나의 부족함을 자책하기만 했던 것 같다. 그저 부족함을 인정하고, 스스로 보듬어줬으면 덜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당신 자신이 되세요.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당신 자신이 되세요. 
그 시절의 자신은 그럴 줄을 모르고 앞날에 훨씬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많은 것을 제한했죠.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한 껏 하는 게 좋겠습니다.
- 어른이 된다는 건 / 요시모토 바나나


이제야 마음이 조금 편해진 것 같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잘해야겠다란 욕심이 불러온 화였던 것 같기도 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말처럼 '자기에 대해서 자기가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굳이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내보려고 한다. 내 속도대로 살며 이것으로 충분한 삶, 나만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싶다. 가끔은 힘껏 무언가에 욕심부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다운 모습을 잃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라도,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랜만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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