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땅 밑에서 소리 들린다
씨앗이 새싹 이불을 덮고
들어가 앉아 있는
작은 방(房)의 소리
귀 먹먹한 정적(靜寂)의
소리 듣고자
증폭(增幅)장치
필요하다
먼 산골 호수의
얼음 갈라지듯
쩌저정
겨울 땅 금가는 소리
다급한 마음이
달력만 봄 쪽으로
넘겨보다가
다시 쩌저정
남들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
내 귀에만 들리나
치료가 필요하다
2.
끝없는 땅 속
집채만한 다이아몬드 있다
정복되지 않는
'아다마스(Adamas)'
심해(深海)의
축구장 만한 조개가 입 속에서
조용히 굴리고 있는 집채만한
진주(眞珠) 같다
진정한 인간 존엄성은
아직 한번도
제대로 발굴 되어보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끝없는 땅 속
다이아몬드가
겨울 씨앗처럼
땅을 뚫고 자연 발아(發芽)하는 꿈
지하철이
마지막 종착역에 닿고
누군가는 꿈에 잠긴 나를
힘겹게 지상으로 끌어 올린다
땅 속과 심해(深海) 속을
더듬던 기억이자
심(深)한 환상 같다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