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서로의 아침의 한 조각을 이룬다
출근길, 지하철에 멍하니 앉아있노라면 맞은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방을 앞으로 메고는 꾸벅꾸벅 잠에 드는 고등학생,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마스크 너머로 피식 웃음을 감추는 사람, 어떤 책일까 어떤 글일까 궁금할 정도로 손 한 뼘 주어진 글자들의 나열에 집중하는 나이 지긋한 노신사. 저마다 어디를 가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드러나지 않지만 아침이 되면 지하철에 모여 앉는다.
이른 아침 우리는 서로의 피곤함을 안다. 오늘 하루도 살아내기 위해 길을 나선 맞은편 이의 영혼을 이해한다.
말 한마디 오고 가지 않는 지하철. 우리는 서로에게 그저 지하철 한 켠에 놓인 사물이 아닌, 움직이고 숨 쉬는 생명으로 자리한다. 위로다. 때로 그 위로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새로운 하루로 나아가는데 용기가 된다.
"우리는 서로의 아침의 한 조각을 이룬다."
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평온한 하루가 주어지기를. 그리하여 내일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할 용기가 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