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의 일상을 훑는다. 관망하는 것도 제법 좋지 않은가.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예쁜 사진들과 지나간 추억들을 뒤적거린다.
한때 내가 꼬셔놓고 내쳐버린 썸남의 프로필과 지금은 서먹한 관계가 되어버린 친구의 프로필을 보면서 얘랑 그랬었지, 쟤랑 그랬었지. 내가 그때 안 그랬다면 아직도 연락하고 지냈을까?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면서 지금도 회피성이 짙은 나의 인간관계에 유감을 표해본다.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거니까. 그러니까 연락하지 말아야지. 쪽팔리니까.
주섬주섬 마음을 주워 담으며 그때의 내 모습을 돌아봤다. 나는 그게 처음엔 성격 때문인 줄 알고 성격을 꽤 많이 바꿔왔다. 잘 노는 척도 해보고, 밝은 척, 착한 척, 나쁜 척, 특이한 척, 컨셉질 안 해본 게 없는 것 같다. 외모도 콤플렉스가 많아서 스타일도 바꿔봐도 딱히 나아지는 게 없는 인간관계에 절망했다.
예전엔 '우리'라는 것에 집착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정! 청춘! 한 여름밤의 꿈! 열정! 뭐 그런 것이 반짝거려서 좋아 보였다. 같이 뭔가 잘 으쌰 으쌰 만들어가고 싶었다. 근데 잘 되지 않았다. 무리에 잘 섞이고 싶었는데 친해지지도 않아서 자꾸만 속상했다. 지금 돌아보면 사랑을 받고 싶어 했으면서 관계가 깊어지는 것이 무서워서 도망친 거다. 비겁하게.
지금이라고 다른가? 아니, 나는 그때 나와 많이 달라 지진 게 없다. 나를 인정하고 좋아졌지만 여전히 친구를 만드는데 미숙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됐다. '우와, 나도 그거 관심 있는데.', '되게 매력 있다.'라고 생각만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닌 척 도도한 척. 어째 전보다 더 꼬여버린 느낌이다.
근데 뭐 어떻게 해. 이미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20년 넘으면 삼성도 as 안 해주니까 유전 탓을 해도 엄마가 안 고쳐주겠지?내가 알아서 고쳐먹어야지. 내 성격인데.
프로필을 뒤적이다가 내 프로필을 바라본다. 그래도 예쁘게 잘 편집해두니까 내 인생도 볼만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남이었으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음 그래도 이건 별론가, 저건 별론가, 다시 편집 편집. 편집한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남한테 보이는 것을 이렇게 다듬어서 뭐하나 싶다. 근데 그래도 신경 쓰인다.
다들 저렇게 잘만 올리는데 나는 왜 그게 안되나 생각해보면 내가 나한테 거는 기대가 많아서다. 젠장할. 나도 잘 나가고 싶고 멋지고 싶다! 재밌게 살고 싶다! 근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 기대하는 만큼 게으른 삶도 참 유감스럽다. 오늘도 12시 넘어서 일어나서 아무것도 안 했는걸? 죄책감 들고 행복한 하루!^^(tlqk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