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 없이 살려고 했습니다만...(1)

by 포카치아바타

[K장녀와 K장남, 우리는 그렇게 10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장남과 장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출생순서를 넘어, 부모님의 삶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보며 성장해온 삶이기도 합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치열하게 살아오셨고, 그 노고가 값진 보상으로 돌아왔더라면 누구보다 편히, 즐겁게 지내셔야 할 분들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고되고 때로는 벅찬 삶을 묵묵히 견뎌내셨고, 저희는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라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낌없는 사랑으로 저를 키워주셨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혹시 부모님의 깊어진 주름이 나 때문은 아닐까?’

‘자식이 없었다면 좀 더 자신만을 위해, 편히 사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지금의 남편과 긴 연애를 하며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2세 계획에 있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이 없이, 서로를 더 사랑하고, 양가 부모님께 잘하며 살아가는 삶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얼마되지않아 남편의 직장일로 외국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이 계획도 없고 해외에서 자유롭게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살아보기로 작정을 하고 떠났습니다.

외국에 나가 새로운 인연들을 만났는데 아이가 많은 가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장아장 걸으며 살포시 안기는 아이, 삼촌의 까까머리 위로 자동차를 굴리는 아이. 그러고보니 살면서 아이들을 만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귀엽기도 했고, 사랑스럽기도 한 아이들을 보면서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도 아이가 있으면 어땠을까'

그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도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

로 바뀌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들풀(영성 시 靈性詩, Spiritual Poe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