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소년이 온다

by 포카치아바타

한강 『소년이 온다』 – 읽는다는 것, 그 너머의 경험


사실, 나는 작가 ‘한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몰입해서 읽는 묵직한 소설보다는, 가볍고 잔잔한 에세이나 시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다.

한강이라는 이름을 처음 인식하게 된 건, 그녀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였다.

오히려 친정 엄마께서는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를 더 잘 기억하신다.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셨던 그분이 엄마를 예뻐해주셨다며, 한강의 수상을 마치 가족 일처럼 기뻐하셨다.

주변에서는 종종 이런 말도 들려왔다.

“한강 소설은 너무 노골적이야.”

“읽기 힘들더라.”

그래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런 이유들 때문에 더더욱 **『소년이 온다』**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는 광주 출신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어린 시절부터 늘 곁에 있던 이야기였다.

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사진전, 뉴스, 다큐멘터리…

직접 그 시대를 살진 않았지만, 마치 겪은 듯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날의 이야기, 그리고 그날 이후의 이야기다.

형식은 소설이지만, 내용은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문장 하나하나에 현장감이 살아 숨 쉬었고,

그 감정의 깊이는 책장을 넘길수록 더 짙어졌다.

읽는 내내 무거웠고, 어렵기도 했으며,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깊은 슬픔으로 마음이 요동쳤다.

그 감정의 물결 속에서 나는 어두운 터널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 동호 어머니의 이야기는…

같은 부모 입장에서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그녀의 고통은 문장을 넘어서 가슴을 조여왔다.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억하고,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며,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사람’을 마주하는 시간이자 경험이었다.

https://kjmbc.co.kr/NewsArticle/1462964

책을 거의 다 읽어갈 즈음,

뉴스에서 관련 기사를 하나 접했다.

기사를 읽는 순간,

소설 속 장면들이 다시금 눈앞에 펼쳐졌다.

피 냄새, 총성, 비명, 그리고 침묵…

책장을 덮기도 전에, 현실이 다시 그날을 소환한 것이다.

역사는, 때때로 너무 쉽게 잊힌다.

하지만 『소년이 온다』를 읽은 지금,

나는 그날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용히, 단단히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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