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기

by 포카치아바타
KakaoTalk_20250608_135528405_04.jpg

느리게 걷기


걸음이 빠르지 않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더 천천히 걷는다.

살랑이는 바람과 햇살의 온기를 느끼며 걷는 걸 좋아한다.

주위를 둘러보며

곧게 뻗은 나무,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다채로운 모습의 풀과 꽃들을 바라본다.

코끝에 맴도는 흙냄새, 풀냄새에는 분명히 살아 있는 생기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리게 걷는다는 건

내 몸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벤치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뱉는 숨결에

하루치 걱정과 염려를 함께 실어 보낸다.

몇 번이고 숨을 고르다 보면

내 몸이 마치 공기청정기를 통과한 공기처럼

맑아지고 투명해지는 걸 느낀다.

그렇게 나는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요양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