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기
걸음이 빠르지 않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더 천천히 걷는다.
살랑이는 바람과 햇살의 온기를 느끼며 걷는 걸 좋아한다.
주위를 둘러보며
곧게 뻗은 나무,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다채로운 모습의 풀과 꽃들을 바라본다.
코끝에 맴도는 흙냄새, 풀냄새에는 분명히 살아 있는 생기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리게 걷는다는 건
내 몸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벤치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뱉는 숨결에
하루치 걱정과 염려를 함께 실어 보낸다.
몇 번이고 숨을 고르다 보면
내 몸이 마치 공기청정기를 통과한 공기처럼
맑아지고 투명해지는 걸 느낀다.
그렇게 나는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