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우리 딸 외모 췌~엑!
우리 딸이 태어나서 가장 멋을 냈던 시기는 여섯 살 무렵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색이나 분홍색으로 깔맞춤을 하고, 큼직하고 반짝이는 큐빅이 박힌 구두를 신은 채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걸어 다녔다.
엄마인 나는 평소에 멋을 부리는 편이 아니라 딸이 나를 따라 입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 대신 자기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아이였고, 늘 입고 싶은 대로 입었다.
그러던 딸이 어느 날부터인가 치마를 입지 않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분홍색과 보라색도 멀리했고,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로는 줄곧 편한 트레이닝복 세트만 고집했다. 새 옷을 사줄까 물어도 “필요 없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옷에 애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음에 드는 옷이 생기면, 그 옷만 줄곧 입었다. 목이 늘어나고 색이 바래도, 마음에 들면 그것만 고집했다.
오죽하면 내가
“딸~ 친구들이 너 옷 하나밖에 없는 줄 알겠다. 다른 것도 좀 입어봐~”
라고 하면,
“난 신경 안 써~”
하고 툭 던지는 딸이었다.
주관이 뚜렷하다고 해야 할까, 고집이 센 걸까.
다른 집 딸들은 이것저것 사 달라고 조르는 편이라던데, 우리 딸은 양말에 구멍이 나도 한참을 그냥 신고 다니다가 “양말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외모나 스타일에는 도통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게다가 작년에는 씻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체질이라 그런지, “땀도 안 났는데 왜 씻어야 해요?”라며 묻는 딸에게, 나는 외출 후에는 씻어야 하고, 성장기에는 특히 청결이 중요하다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런데 올해부터 딸이 달라졌다.
아침마다 샤워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바쁜 아침 시간에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전날 샤워를 했더라도 아침에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머리를 다시 감고 나온다. 늦잠을 자면 앞머리만이라도 감고 정돈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한 번 입은 옷은 곧장 세탁기로 직행.
얼굴에 오돌토돌 여드름이 올라오자 고민하는 모습이 보여서 여드름 패치를 사줬고, 그래도 잘 가라앉지 않으면 스스로 라면, 탄산, 간식을 줄이기도 한다.
예전엔 옷 사주겠다고 쇼핑하자고 하면 귀찮다며 “인터넷으로 그냥 사줘” 하던 아이가, 요즘은 외출할 일이 생기면 옷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제법 관심도 보인다.
(그런데 이 녀석은 어렸을 때부터 꼭 가장 비싸고 반짝이는 옷이나 신발만 골라내더니, 커서도 여전하다. 보는 눈이 높은 건가?!!)
"사춘기가 되면 외모에 관심이 많아진다”는 말이 정말이었구나, 싶다. 지금 우리 딸이 딱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인가 보다.
게다가 옷을 매칭하는 감각도 제법 있다.
껄껄, 그 센스는 누굴 닮은 걸까?
딸의 작은 변화들이 참 반갑고, 마음 한편이 괜히 뭉클해진다.
점점 더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해지는 것 같아 대견하고, 뿌듯하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거리감… 곧 독립적인 어른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 예감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제…
다음 차례는…
남! 친! 생! 기! 는! 건! 가!?!?!?!? 하하하하하
(우리 딸, 어렸을 땐 자기는 모쏠로 평생 엄마랑 같이 살 거라더니… 정말… 그런 말 했던 거 기억은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