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같이 교회갈까? (여기서부터는 신앙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남편은 한국을 떠나기 전, 내가 이집트에 가게 되면 함께 교회에 가자고 했다.
결혼 전 남편은 홀로 이집트에 와 여행 가이드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함께 숙소를 쓴 형이 전도사였고, 그 전도사 형과 한인교회 목사님의 영향으로 남편은 교회를 갔었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교회를 나가지 않았지만, 다시 이집트로 향하게 되었을 때 나에게 함께 교회를 가자고 한 것이다.
나 역시 어릴 적 교회를 다닌 경험이 있었다.
학교가 끝난 뒤 집으로 오는 길, 친구와 함께 다니던 교회에 들러 기도하곤 했다. 평일 오후 문이 닫힌 교회에 초인종을 누르면 목사님이나 사모님이 문을 열어주셨고, 우리는 깜깜한 예배당에서 마음껏 기도하고 놀다가 돌아왔다.
그 시간의 조용함과 편했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았다. 그러나 멀리 이사 가면서 자연스레 교회와는 멀어졌다. 요한복음 3장 16절과, 엄마가 부르시던 복음성가곡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정도만 기억 속에 남았다.
이집트에서 다시 교회를 찾게 된 우리는 남편이 다녔던 교회는 이미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신 남편 회사 동료가 다니는 교회를 추천받아 카이로 소망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 가는 교회는 낯설기 그지없었다. 목사님과 사모님, 선교사님들, 코이카 단원 청년들까지, 이전에는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 교회는 이집트 한인교회 중 작은 교회에 속했으며, 재력이 있는 사업가나 주재원은 없고, 그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었다. 소위 외국생활 하려면 한인교회를 다니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교회를 찾은 목적은 외국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발걸음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이 작은 교회에 적응할 수 있었다.
당시 남편은 이집트 여행 가이드로 왔지만, 아랍의 봄으로 관광산업이 불안정해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회 안에서 성경공부, 장년 모임, 청년 모임, 수요예배, 주일예배 등 일주일에 다섯 번 교회에 나갔다.
일할 수 없는 절망감과 혼란 속에서 낙심될 틈 없이 우리는 바쁘게, 혹은 몰아치듯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우리 주위에 온통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이집트에서는 우리 주위에 온통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