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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Jan 30. 2024

아가야, 잘 다녀오거라.

너무 멀리까지는 생각하지 말자 아가야. 한 발자국도 겨우 걷던 너였잖니. 두 발로 걷기까지 얼마나 많이 울며 칭얼대고 매달렸니. 온 집안을 청소하듯 누비며 기어다녔니. 앞으로 넘어질 날이 많단다. 놀다 다치기도 하겠지만 뜻하지 않게 상처받을 수도 있으며 너의 선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거란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이 네 키가 크는 것처럼 헛되지는 않을 거란다. 네가 자란 만큼 마음도 성장해서 너에게 경험이란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거야. 모든 게 실패가 아닌 경험이고 과정이며 앞으로도 힘내어 걷게 해줄 용기가 될 거란다. 그러니 너무 상심 마라. 지금까지 걷던 것처럼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이제 너의 두 발로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잖니.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면 된다. 주저될 때는 언제든 이곳에 와서 잠시 쉬렴. 뛰지 말고. 그럼 또 다치잖니. 그래. 천천히. 오냐. 잘 다녀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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