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딱 십 년 전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청춘은 눈부셨지만 너무 어리고 어리석었으므로. 지금이 낫다. 지금으로부터 딱 오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고 괴로웠으므로. 지금으로부터 사 년 전은, 삼 년 전은, 이 년 전은, 일 년 전은? 아니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보다 더 나아질 것이 없기에. 지금이 낫다. 훨씬 낫다. 근데 왜 좋다는 말은 못 하겠지. 언제쯤이면 지금이 편하고 좋을 때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누구도 할 수 없는 걸 바라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를 더 놓아줘야 하는 걸까. 얼마나 더 살아봐야 인생이라는 걸, 온전한 하루를 느낄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