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더위를 피해 공원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이 땅에 떨어진 건빵을 부수고 있었다. 손에는 건빵 봉지가 들려 있었다. 흘렸으면 흘린 거지 왜 부술까. 그의 이상하게만 보이는 행동을 한참 보고 있었다. 참새는 유난히 울었다. 짹짹짹.
퍽퍽 한참을 건빵을 부순 그는 흡족하다는 듯이 휠체어를 밀며 자리를 떠난다. 나는 본다. 참새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곳을. 그곳은 건빵 부스러기가 한 무더기 쌓여있는 곳이었다. 그는 참새에게 먹이를 주려 일부러 먹기 좋게 건빵을 쪼갠 것이다. 그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아차 싶었다.
그의 행동은 단순한 행동으로부터 온 것이 아님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본인이 거동이 불편하고 어려우니 그와 같은 이들이 더 눈에 띄지 않을까.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이나 상황들 따위 말이다. 너무 앞선 생각인가 싶지만 어쨌든 따듯한 정만은 우연히 목격하게 되었다.
난 한참을 벤치에 앉아 있었고 그렇게 많은 참새는 처음 본 것 같다. 건빵 잘 먹더라. 더불어 산다는 게 이런 것인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