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

by 밑줄긋는여자

프리랜서 강사가 내 직업이다.

학생들을 만나 진로라던가 취업이라던가 하는 것들에 대해 강의를 한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오면 어떤 직업이 사라지니

거기에 맞춰 시대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무얼 갖추어야 한다거나,

꿈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을 이야기 해주는 게 내 직업이다.


그런데 때로는, 아니 자주 생각한다.

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면서 그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거냐고.

영화 '명당'중에서
그대의 할애비와 아비묘도 후손에게 발복을 내리는 그런 용한 터인가?

명당이란 영화가 있다.

거기엔 지관으로 정만인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왕이 되고자 하는 흥선대원군에게 명당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후손이 왕이 될 조상의 묘자리를 점지해주는 예지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 흥선에게 되려 죽임을 당하고 마는 것이다.


내가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땄을 때 주변에서 직업상담을 해달라는 소릴 많이 했다.

불안정한 강사라는 직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어서 직업상담사를 취득 한 거였다. 이런상황에 남의 직업상담을 어떻게 해주겠는가.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머더니 딱 그짝이다.


그래서 강의를 할 때 함부러 답이라거나 이렇게 꼭 해야한다는 말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답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그럴 자격도 없지만)

스스로 방향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의 전부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의 인생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간섭하려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사람의 직업이든, 그 사람이 가진 재력이든, 그 사람의 집안이든

성급한 오지랖과 평가의 잣대를 내려놓자.


대신, 각자 자기머리나 잘 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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