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가 뭐 어때서?

by 밑줄긋는여자

나는 개인주의란 말을 자주 듣는다.

비슷하게 '친해지기 힘들다, 벽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종종 들었다.


개인주의라고하면 =이기적이다 라는 공식이 깔려있는 것 같다. 공동체의식을 예로부터 강조한 때문일까. 하지만 개인주의가 정말 나쁜거라고?

영화 '인 디 에어'중에서

인디 에어'란 영화에서 미국 전지역을 돌아다니며 해고를 대신해주는 주인공은 누구와도 필요이상의 관계를 맺지 않는다. 그는 동기부여 강연에서 배낭을 보여주며 그 안에 지인부터 친척, 가족 등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넣고 어깨에 메는 상상을 해보라고 한다.

"장담하건데 인간관계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죠"


내가 임신을 했을 때의 일이다. 남편친구 부부와 강원도로 여행을 갔는데 남편친구 아내를 두 번째로 본 날이었다. 아이를 얼마나 낳을거냐 물어서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내게 그녀는 "애는 둘은 낳아야지, 아이가 외로워서 안돼"라며 내가 틀렸다는 듯 말했다. 내 뱃 속의 아이에게 물어보기나 한 듯 확신에 찬 말투였다.

'이봐요~ 우리 고작 두번 째 본 거에요'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내 인생에 지분을 넣다니. 단박에 그녀가 싫어진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IT계에서 일하던 친구가 하루는 짜증나는 얼굴로 말했다. 아는 지인과 프로젝트를 하나 맡아 일을 하는데 지인이 일을 제대로 하지않아 거의 혼자 일하게 됐단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지인은 공동업무였으니 받은 돈의 절반을 달라했다고. 친구는 일을 자신이 도맡아하고도 수익분배는 반으로 해야되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사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대학에서 팀과제를 할 때에 소위 '무임승차'는 늘 있었다. 내가 다닌 회사에서도 팀원의 실적을 가로채는 팀장이 있었다.

영화 '뜨거운 녀석들'중에서

영화 '뜨거운 녀석들'에서 유능한 경찰 니콜라스는 런던에서 시골로 좌천당하는데 바로 동료들이 그 혼자 공을 세울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뻔뻔한 동료들은 범죄율이 다시 증가하자 그를 되찾으러 온다.


이런데도 개인주의가 이기적이고 나쁘다고?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 개인주의란 적당한 선을 유지하자는 거다. 거기엔 지나친 오지랖과 민폐에 선을 긋겠단 얘기다. 물흐르듯 좋은게 좋은거고 허허실실 애매모호하게 지내는 게 아니라 너는 너로 나는 나로 균형있는 관계를 유지하잔거지.


그래서일까.

난 일찌감치 회사생활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걸 택했다. 혼자서 일하고 딱 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원만히 관계를 유지하지만 필요이상으로 내 생활반경 안으로 들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오해마시길. 가족과 친구들은 제외한다. 어디까지나 업무나 지나가는 지인들에게 개인주의를 유지한단거다)

영화 '인 디 에어'중에서

"배낭 안을 먼저 비워야 안에 뭘 채워야할 지 알게되는 거 같아"라는 주인공의 말처럼 나를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을 재정비하는 관계디톡스는 정신건강에 꼭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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