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30일
들뢰즈의 유고집 <비평과 진단>은 그의 문학과 언어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풀어놓은 논문 모음집이다.
그에게 문학의 언어란 더듬거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언어의 구조적 사용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분열의 증식을 통해 순수 존재의 이미지와 조우하는 작업이다.
그의 문학론은 언어의 의미론적 실패에 이르러서야 만나는 순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르토, 카프카, 베케트, 마조흐, 알프레드 자리 등등 그들은 다른 장르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의 표면 뒤로 물러서 있는 존재의 이미지를 포획하려 한다.
일관되게 그가 말하는 예술의 목적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작업이다. 그에게 이미지란 대상의 지시적 환영이나 가상이 아니라 언어적 구조로 환원할 수 없는 신체의 순수 감각을 의미한다. 일상의 획일화된 감각 운동의 도식을 뚫고 솟아나는 순수한 존재의 감각 이미지이다.
하지만 그의 문학론이 문학의 비정치성 혹은 문학주의에 대한 긍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미 그는 한 원고에서 "문학은 저항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에게 문학은 소수언어가 지닌 저항성 그리고 기존의 권력화한 언어의 획일화에 저항하는 소수성에 대한 긍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