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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피자 Sep 06. 2020

여자에게 좋다는 신비약초

엄마 될 준비를 쑥쑥!





별이 된 아기가 다시 나에게 오려면? 무조건 엄마 아빠 몸이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아기가 탈 없이 올 수 있다. 아기가 잘못된 원인을 찾으려 하지 말고 다음 올 아기를 건강히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손마디가 시리고 발에 냉기가 가실 날 없는 일명 고강도 수족냉증을 가진 사람이었다. 손발이 시려서 밤에 잠도 잘 못 잘 정도니 말 다 했다. 한약방에 진맥을 짚으러 갔을 때도 이렇게 몸이 차고 맥이 약한 사람 봤나 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유산 후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고 다시 피를 맑게 해주라고 했다. 그 피가 온몸을 잘 돌도록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 비책은 바로 약쑥이었다     


부인질환에도 좋고, 몸이 찬 사람에게도 좋은 것,

그 해결책은 바로 약쑥.         

 

약쑥의 효능     

쑥은 부인병에 효과가 있다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생리와 혈압을 조절한다. 빈혈, 생리통, 생리불순, 냉증을 치료해준다. 혈액정화와 혈액순환, 소염, 진통, 살균 등의 작용을 한다.     


쑥은 파혈 작용이 강하다

파혈 작용은 죽은 피나 어혈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이다. 딱딱하게 굳은 어혈과 기름을 부수어 몸 밖으로 빼낸다      


쑥은 청혈, 생혈 작용이 강하다. 

피를 만들어내고 혈액이 온몸으로 원활하게 흐르게 도와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기혈의 흐름을 돕고, 혈액이 깨끗해진다.  

   

쑥은 해독작용과 면역기능이 있다

쑥향은 치네올이라는 성분인데 대장균을 죽이고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소화를 돕고 독소를 해독해준다.  

         


동의보감, 본초강목에도 쑥의 효능이 나와있다.        

   

‘쑥은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리며, 특히 부인병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

<동의보감>     


쑥은 속을 덥게 하고 냉을 쫓으며 습을 덜어준다

<본초강목>               


사진출처 pixabay


일단 쑥을 한 보따리 샀다. 살큰한 쑥의 향이 온 집안에 퍼졌다. 내 몸을 살려주는 건강 약초, 사실 쑥을 좋아하지 않았다. 쑥떡도 어쩌다 하나 먹을까 말까 한 안티쑥파! 그래도 몸에 좋다니 꾹 참고 시도해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속담에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라는 것도 있고, 단군 신화에도 쑥과 마늘이 나올 정도로 건강식품이 아닌가!     


쑥으로 차 마시기 코 강타하는 쑥향

일단 뜨거운 물에 쑥을 우려낸다. 쑥 특유의 향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온몸에 퍼졌다. 첫 모금부터 코를 강타하는 쑥향, 이건 차가 아니라 약이다 생각하고 아침저녁 생각날 때마다 식혀서 꿀꺽 마셔버렸다.   


쑥으로 족욕하니 발이 뜨끈

뜨거운 물에 쑥을 풀어놓는다. 쑥 물이 나와서 파르스름해진다. 10분쯤 있다가 발을 담근다. 뜨거운 물에 모세혈관이 일어서서 발끝까지 찌릿찌릿해진다. 물 안에 담긴 발이 빨간색으로 익었다. 꾹 참고 시간을 보낸다. 몸이 더워지는 느낌, 발부터 몸이 은근히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쑥으로 좌욕하니 몸이 뜨끈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에 쑥을 풀어놓고 좌욕을 한다. 뜨거운 물과 김을 몸에 쐬는 것만으로도 쑥의 기운이 온몸에 퍼지는 느낌이었다. 매일매일 하니 몸속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신기하게도 정말 몸이 따뜻해졌다.


쑥으로 찜질팩 하니 절로 후끈

쑥으로 된 온열팩을 아랫배에 척하니 붙였다. 온기가 사라질까 이불을 덮었다. 뜨거운 기운이 단전부터 올라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기분이 좋았다. 쑥으로 피를 맑게 하고, 쑥으로 몸을 덥게 해 준다는데, 뭘 못할까? 단순하면서도 원리에 충실했다.      


그때 많은 생각을 했다. 쑥으로 족욕할 때, 좌욕할 때, 차를 마실 때, 찜질팩을 할 때도 꼼짝없이 가만히 있어야 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기어가듯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이기려고 노트에 글을 쓰고 또 썼다. 쑥으로 몸을 달래고, 글로 마음을 달랬다. 그 와중에 몸은 서서히 따뜻해졌다. 약쑥은 신비의 약초가 맞나 보다.     



 

“둘째야~ 정신없제? 내 니 맘 안다~ 맴이 아프겠찌만서도~ 니 몸부터 챙기래이~
 내는 8번 했다 아이가~ 그때 우찌 살았는가 몰라~ 그래도 마 게안타~ 너무 속상해 하지말고~ 좋은 거 묵고~ 푹 쉬고 있그래이~”     


어느 날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경상도 시어머니 특유의 말투에 걱정이 배어 나왔다. 시어머니에게도 아픈 경험이 있었단 걸 알았다.   


시어머니가 유산 경험이 8번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그동안 내색을 안 하셔서 전혀 몰랐다. 시어머니는 이 쓰라린 경험을 속으로 얼마나 삼키고 계셨을까?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전화를 받으면서 눈물이 나려는 걸 참고 네네 대답했다. 시어머니의 말씀은 큰 위로가 되었다.      





매일 밤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이 되어 쑥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세월이 꼬박꼬박 지나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다. 몸도 예전만큼 회복되었고 마음도 많이 추슬렀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농담 섞인 다른 사람들의 말에 웃을 줄 알게 되었다. 사람이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입 밖에 내면  되기까지 분명히 시간이 걸린다. 스스럼없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냥 괜찮아지겠지 하며 기다렸다.           

     

    

카페 커뮤니티에서 나만큼 힘들어하는 이들을 만났다. 서로 위로하면서 그 시간들을 견뎌냈다.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 나는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단단한 사람으로 변해갔다. 부족한 나이지만 만족하는 삶을 살자.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자.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자. 소박한 내가 되자. 힘든 날도 언젠간 끝난다는 작지만 큰 진리, 인생을 살면서 잊지 말자     


     

누구에게나 자기가 감당해야 할 몫의 숙제를 안고 산다

분명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도 다가온다. 마냥 행복한 사람은 없다. 그저 각자 생긴 대로 오늘 또 내일을 살아갈 뿐이다. 그 시간의 한 복판에 서서 괴로워 울어버릴 지라도 포기해선 안 되는 단 하나. ‘행복을 찾으려는 스스로의 의지이다’   




날짜를 세지 말고. 기분 좋은 일을 만들어 몇 번 웃었는지 세자.

쑥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기,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시간을 이겨내기.

좋은 것 먹고 내 몸 챙기면서 살면 나에게도 별 같은 행복이 온다.      


좋은 거 묵고~ 몸 챙기그래이~




아기를 기다리는 예비맘, 혹은 그 남편들

임신했지만 뭘 조심해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들

몰라서 당황하지 않도록-     

별이 된 아기를 다시 만나기 위한

경험을 호호 불고 닦아 이야기로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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