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기억 1
‘규탁이는 어떤 남자가 되고 싶어?’
‘아빠 같은 남자’
라고 대답했다며 아내가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멋져 보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씩 커가면서 아빠의 파워는 다른 아빠보다 약하고 키도 더 작아 보이기 시작하겠지.
그래서 오늘부터 누군가가 나에게 꿈을 물어본다면 아들의 슈퍼맨이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언제까지 슈퍼맨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오래오래 슈퍼맨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늘부터 나의 꿈은 아들의 슈퍼맨으로 하기로 하자.
아들도 결혼을 하게 되면 또 그 아들의 슈퍼맨이 되어야 하니, 그때까지만 아들의 슈퍼맨이 되기로 하자.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아내가 아들에게 또 물어보았다.
‘규탁아 넌 어떤 여자 만나고 싶어?’
‘똑똑하고 예쁘고 ~ (블라블라)’
아빠가 엄마 자랑을 아들에게 별로 하지 않은 티가 여기서 들통나버렸다.
엄마 같은 여자를 만나서 참 다행이고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못 들려주었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아무튼 엄마는 아빠의 최고의 파트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