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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추속 천둥 Aug 22. 2018

[아빠의 기억 3] 아빠, 그런 말 싫어요.

아빠의 기억_아들은 9살

아들과 마주보고 누웠다.
잠들기 전에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고 볼을 만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이런 말을 했다.

‘아빠, 흰머리가 자꾸 늘어나네.’
라고 했더니
‘그런 말 싫어요.’ 라고 한다.
응? 어떤말? 이냐는 말에 그냥 싫다고만 한다.
흰머리가 늘어난다는 말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한다.

아마도 아빠가 나이가 들고 할아버지가 되어 간다는게 느껴지니 그게 싫은가보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데 왠지 고마움과 아이의 사랑이 느껴지니 아빠로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도 점점 커가고 철이 들어 가고 아빠의 흰머리가 늘어날 수록 아빠의 크기가 작아지겠지.
언제까지라도 든든하게 버텨줄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부쩍 기운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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