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 실내 정원 내 분수대 앞.
'저 엄마는 아이랑 둘이 왔나 보다.'
혼자서 아이 데리고 이런 데 오는 거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분수대 앞 돌벤치에 앉고는 유모차가 자신을 마주 보게끔 끌어당기는 젊은 엄마였다.
반은 눕듯이 기대어 앉은 아이의 다리가 유모차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
“왜 이래 오늘 정말?”
평화로운 장면인 줄 알고 봤다가
예고 없는 단말마에 놀라 흠칫 곁눈질로 쳐다보니
엄마의 얼굴이 어둡게 상기되어 있다.
이내 못 참고 한 마디 더,
“나오겠냐 어디? 어?”
그러고는 핸드폰을 내려다보는데 어깨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아무리 아이에게 쏟아부어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분은 애초에 본인에게 나있기 때문일 거다.
공공장소에서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버렸다는 자괴감도 올라올 거다.
되돌리고 싶다는 속상함과 되돌려도 똑같을 거라는 분노,
그 얄궂은 시소..
그녀는 유모차에 걸린 가방을 아무렇게나 뒤져 모자를 꺼내어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다.
가느다랗고 기다란 열손가락을 쫙 편 손으로 머리를 매만진다.
챙이 깊은 모자는 그녀의 눈코를 전부 가려주었지만
덕분에 힘이 들어가 어색해진 입매가 더 잘 보인다.
애꿎은 혓바닥만 한 번 날름,
짭조름한 입술.
머리를 쥐어 싸던 두 손을 허리춤으로 내렸다가 다시 툭툭 털어도 본다.
나는 훔쳐보고 있단 것도 잊고 그녀와 유모차를 바라봤다.
그녀가 무릎을 굽혀 앉더니 아이에게 커다란 입모양으로
‘미 안 해’라고 한다.
벨트를 딸깍 풀며 "내려" 하자
유모차에 앉아만 있기에는 조금 큰 느낌의 남자아이가 쑥 나온다.
신이 나서 분수 쪽으로 냅다 뛰어간다.
웃고 있는 얼굴이 속도 모르고 밝다.
그녀는 아이가 있던 자리 쪽으로 몸을 향한 채 잠시 더 앉아있다가
결심한 듯 일어나 분수대로 몇 걸음 가서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러다 바지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이의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