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
몇일 간 책 읽는 생활을 하는 핑계로 글을 안 썼다. 요 몇 일 간은 도서관에서 책 보는 것도 안했다.
요 몇 일간에 나는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지만 꼭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시간을 떼웠다. 그렇게라도 하니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보다는 기분이 나았다. 어떤 강의에서 들은 건데 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을 해야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시간을 꽤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야학 수업 시간에 에세이 한 권을 출간할 만한 글의 분량이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야학은 다음주가 종강이고 2월 까지 방학이다. 야학 선생님께서는 에이포 용지 한장 기준으로 30개~50개의 글을 쓰면 어느 정도 분량이 될 거라고 하셨다. 2월 야학 방학 까지 30개~50개의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원래 내 목표는 12월까지 이 에세이를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썼는데도 글이 잘 써지질 않는다. 원래 이 정도 글을 쉬면 글이 줄줄 나와야 하는데. 쓸거리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내 수필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나에 대해서, 그리고 내 가족에 대해서 배경설명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걸 독자들이 알지 못하면 내 책이 설득이 안된다고. 용기를 내서 첫번째로 나에 대해서 썼고 야학에서 합평도 받았다. 나 말고 가족에 대해서도 쓰고 싶은데 내가 가족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잘 쓸수 있을지 모르겠다.
독립말이다. 내년 까지 여동생과 꼭 독립을 하기로 했다. 맨날 말로만 독립을 한다한다 했는데 내년에 집문제를 아버지 마음대로 하시면 나와 여동생도 우리의 집 문제를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집을 구해 부모님 댁에서 나오려면 돈이 좀 필요하다. 감히 나는 지금 쓰고 있는 에세이집과 내가 써놓은 동화를 출간해 독립할 비용에 보태려고 한다. 내 안, 내 무의식에는 책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된다는 이상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책과 돈 이야기가 나오면 움추러들고, 책 많이 팔고 싶다고 애기 하는 게 죄책감이 든다.
내일 야학에서 김장을 한다고 한다. 김장을 하고 난 김치는 참여자들에게 나누어 준단다. 고무장갑과 앞치마를 가지고 야학에 오전 10시까지 가야한다. 나는 가난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이기 때문에 이렇게 연 말이 되면 여기 저기서 김치가 들어온다. 김치로 무슨 요리를 해 먹으면 좋을까? 당장생각나는 것은 김치전, 김치찌개, 두부김치 이 정도다. 야학에서 저번에 김치전을 구워먹었는데 라이스페이퍼와 치즈를 김치전에 넣으셨다. 정말 꿀맛이었다. 부침개가 바삭바삭하고 너무 고소했다. 내가 잠시 생각해 봤는데 김치부침개를 응용한 김치피자같은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야식을 안 먹고 일찌감치 자려고 누워도 잠이 잘 안오기 때문에 이렇게 새벽에 야식을 먹으며 글을 쓰고 자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어제 밤에 누워있는데 파리바게트에서 카스테라를 사면 롤케잌을 무료로 준다는 광고를 보았다. 여동생 희경이가 집근처 파리바게트에서 1개가격으로 우리벌꿀 카스테라와 실키 롤케잌 2개를 사왔다. 오늘 야식은 이 카스테라를 먹었다. 우유와 함께.
야 에이포 용지 한장 채우기 진짜 힘들다! 그래도 난 꼭 쓰고 말 것이다. 내일은 김장하러 아침 일찍 야학에 가봐야 하므로 이 글을 다 쓰고 난뒤 이부자리에 누워야겠다.
내가 오늘 꿀팁을 하나 발견했다. 독자 여러분과 나눠야겠다. 별거 아니긴 한데 밥통의 밥이 다 떨어져 가고 밥을 하기는 귀찮을 때, 좋은 방법이 있다. 집에 햇반들이 있으신가? 있다면 햇반을 데워서 그 밥을 그냥 보온밥솥에 넣으면 되더라. 햇반을 데워서 먹는 것보다 덜 번거롭다. 밥이 해야 하지만 귀찮을 때 꽤 유용한 것 같다. 한글에 옮겨보니 1장이 넘는다. 나는 내일을 위해서 이만 자야겠다. 안녕히!
ps쉬지 않고는 멀리 갈 수 없다. 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몇 일 쉬었더니 그래도 글이 잘 나온 편이다. 이 글을 쓰고 나니 기분이 좋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