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유형 문장은 사실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과 하는 다짐이다.
브런치에 처음 글을 올렸을 때는
'이건 출간용이야!'
하며 적확하게 쓰려고 했다.
그런데 브런치에 매일 글을 올리다 보니 혼자 쓸 때처럼 일기같이 쓰기 일쑤다.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좀 됐나 싶다가도
글쓰기 전에 여동생이 책상에 올려놓은 과자들을 폭풍 흡입하며 현실도피를 하려는 모습을 보니
글 쓰는 게 싫진 않지만 부담스럽긴 한가보다.
이제 나이가 40대라 몸에 안 좋은 것을 하면 거의 바로 탈이 난다. 그걸 알면서도 몸에 안 좋은 과자를 마구 먹고 글쓰기에 앞서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 웹서핑이라던지 딴짓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부담이 되면서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안 쓰면 찝찝한 걸 보면 나는 글쓰기를 싫어하진 않나 보다. 적어도.
하루에 2장씩 쓰면 언젠가는 하루에 10장도 쓰고 20장도 쓰는 기적이 일어난다는데. 나에게는 그 기적이 요원하다. 하루에 한쪽도 겨우겨우 채우고 있다.
그런데 사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축제 같다.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불꽃놀이 같은. 나는 누구를 위해서 쓰고 있는가?
쓰다 보면 번뜩이는 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지나가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말 기쁘다. 누군가 나를 도와주는 것 같다. 그 누군가는 누굴까? 글이 이겼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쓰기 전에는 막막하고 힘들다가도 막상 쓰면 쓴다. 글이 내게 오는 기적을 바라면서 나는 매일 컴퓨터 앞에 앉는다. 지금은 새벽 12시 18분이다. 나는 1시까지 글을 쓰고 자려고 한다.
비어있던 여백이. 광활하게만 보이던 여백이 내 글로 차례차례 채워진다. 매일매일이 기적 체험이다. 이렇게 매일매일 써서 100개를 채우면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꾸준함이 재능이다.
고백하건대 내가 쓴 청유형 문장은 모두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나에게 하는 다짐 같은 것 말이다. 여태까지 얼추 이렇게 10개 정도 쓴 것 같은데 그동안 쓴 것처럼 쓰면 100개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일은 매력에 대해서 좀 써야겠다. 매력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내일 써 봐야겠다. 나에게는 오늘도 있지만 내일이 있다! 내일도 나는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