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논이란 없다.(xo)

빨리 독립하고 싶은 이유

by 홍정주

이 글에 우리 집 문제를 하나 들고 왔다. 집안 대소사를 정할 때 아버지가 명령을 하신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의논이란 아주 낯선 단어다. 아버지 말대로 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빠는 결정을 할 때 항상 자기 입장을 고수하고 명령하신다.

이제 거기에 진력이 났다.

살림하는 거부터 집 사는 문제까지, 의논이란 없다. 관철이 있을 뿐이다.

아버지는 어떻게 저런 성격을 갖게 되었을까?

정말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우리 아빠와 같이 아빠가 처한 문제를 해결했던 나의 큰아버지 그러니까 아빠의 큰형은

"창현이랑 같이 있으면 다 같이 죽는다!"(아버지의 성함이 홍창현이다.)

라는 말을 남기셨다. 그리고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막내삼촌 그러니까 아버지의 막내 남동생은

우리 아빠와의 오랜 갈등으로 두 분은 절연하셨다.

그런데 엄마는 솔직히 아버지가 소위 똥차였는데도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을 하신 것 같다. 이 지면에 아버지 이야기를 갖고 온 이상,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한다.

아버지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 같다. 그래서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다. 때가 되면 도망쳐야 하는데 내 생각에 엄마와 아빠 두 분이 아프시기 때문에 두 분 다 살아계실 때는 독립하기가 힘들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아버지한테서 도망칠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소금기둥이 돼버린다.


오늘 배우 박정민의 산문집 쓸만한 인간을 봤다. 짧은 글을 써도 독자를 재밌게 해 주려고 많이 궁리한 것 같았고 친구의 메모장을 본 느낌이었다. 많이 참고가 되었다.


그런데 내 영혼은 내가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기 부모 욕하는 거 봤냐? 이러면서. 내가 아버지를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뭐만 하려고 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방해공작을 해왔고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랑 트러블이 있으면서 몸도 많이 안 좋아졌다. 아버지도 사실 건강이 썩 안 좋으시다. 여러 모로 따로 살았으면 좋겠다. 같이 사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버지는 한마디로 실력도 없으면서 오지랖만 넓은 것 같다. 나는 절대로 자식들이 불행하게 느끼는 아빠가 될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나도 아버지를 사랑하게 될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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