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가 있다.(0)

조금 일찍 시작해서 조금 늦게 끝내기-조금 일찍 앉고 조금 늦게 일어나기

by 홍정주

오늘 야학에 가서 글을 좀 다시 꾸덕하게(?) 써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원래 한글에다 글을 썼었는데 글을 브런치에 바로 써서 올리게 된 다음부터 글이 밀도가 좀 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 형식이 내용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봐도 한글에 글을 썼을 때가 좀 더 글이 쫀쫀하고 진득하고 밀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한글에 썼을 때의 밀도와 브런치에 썼을 때의 완결성을 모두 잡기 위하여 오늘부터는 한글에 글을 쓴 뒤 브런치에 붙여 넣기를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한글에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써내는 비결을 지금 알아냈다. 바로 조금 일찌감치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서 조금 늦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 행동을 매일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면 목표한 대로 쓸 수 있는 것 같다.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찾아 헤매던 내 노래가 드디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일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니. 나는 글을 정말 잘 쓰고 싶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 그러면 하루에 4~5시간 정도는 컴퓨터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할 것 같다. 책임지겠다는 태도!

내 재능에 만족하는 편이었지만, 그래서 그림책만을 쓰는 작가가 되려고 했었다. 그걸로 내 재능 부림은 완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해보니 된다. 마음만으로 된다. 멸종위기사랑 때문에 더 힘을 내서 쓸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것이 끝날 때 까지 계속 이 노래를 틀어 놓을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그 제목이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앞에서도 그렇게 썼지만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 나는 이찬혁의 노래 멸종위기사랑의 무대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았다. 정말 음악 앞에서 모두가 하나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 비슷한 것을 꿈꾸어 본다.

성공인 것 같다. 글이 전에 보다 진해졌다. 자신이 투자하는 만큼 얻는다. 잘하고 싶다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나는 정말로 잘하고 싶다. 그냥 조금 일찌감치 책상 앞에 앉았다가 조금 늦게 일어나야겠다. 그리고 몸을 아껴야겠다. 이 집에 이사 온 후 운동을 지독히도 안했다. 이사를 간다면 운세권(운동을 자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도 꽤 중요하게 봐야겠다.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빌려왔다. 나는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으면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책들은 다 다르다는 것이다. 책 내용이 다 다르지 않은가? 책 쓴 이들의 인생이 각자 다른 것처럼. 책을 많이 읽어서 책을 쓸 수 있는 거라면, 책들의 내용은 다 비슷해야 한다. 물론 책들끼리 주제의식이 비슷경우가 많았지만 표현방법은 달랐다. 내가 글을 쓰게 된 과정을 보자. 대학 시절에는 고전을 쓰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고전문학을 탐독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복지 쪽 일에 몸 담그면서 글을 조금씩 끄적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그 사이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내가 아픈 일이 있었고 가세가 확 기울었다. 어떤 어떤 일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아동문학 쪽을 접하게 되었고 하게 되었다. 청년기 때 책을 읽은 것은 아동문학을 쓰는데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지만 책 읽은 내용이 내가 책 쓰는 데 크게 반영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았고 자격이 되는 것 같아서 써 내려갔다. 몇 십편을 썼다. (내가 읽었던 책들에서 내용적으로 도움을 받은 부분은 거의 없었다.)-뺴기) 그리고 최근에서야 쓰게 된 에세이. 가볍게 남들 다 쓰는 에세이나 한 번 써볼까? 하는 마음이 시작이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총동원해서 쓰고 있다. 내가 읽은 책들이 가끔 에세이의 소재가 된다. 내용적으로도 내가 읽은 것들이 가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그냥 내 이야기로 채워진다. 글쓰기를 한 줄로 표현하면 ‘자기가 자기한다’. 그래서 내가 느낀 것이 글은 오는 것이라(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가수가 노래의 멜로디가 선물처럼 떠올랐다고 하는 걸 봤다. 돈 그릇이 작은 사람에게는 큰 돈이 왔다가도 곧 떠난다고 한다. 글 쓰는 것도 이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다 때가 있다. 때가 안 되었을 때는 아무리 글을 쓰려고 해도 쓰기 힘들다. 예전에 내가 어떻게서든 매일매일 하루에 에이포 용지 한장 씩 쓰려고 했을 때 도무지 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상황이 좀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매일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원래 계획했던 양에서 조금 더 썼다. 형식이 내용의 많은 부분을 좌우함을 몸소 느낀다. 브런치 스토리에 붙여 넣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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