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0)

선택

by 홍정주

오늘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꿈에서 예전에 짝사랑했던, 지금은 볼 수 없는 남자와 인연이 이어져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고대하던 ‘이 비가 그치고 나면’이라는 소설을 쓰다가 꿈이 끝났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은 내가 청년기에 쓰려고 했던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컨닝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다. 그렇다고 컨닝사건에 대해서 주구장창 쓰려는 것은 아니고 컨닝은 딱 한 장면에만 등장한다. ‘우기’와 ‘건기’가 번갈아가면서... 이런식으로 생각하다 옛날에 쓰기를 포기했다. 멀고도 험한 소설가의 길...

오늘 양배추 스테이크를 해 먹고 그것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했었다. 나는 집에 예전에 사 둔 버터가 있는 줄 알고 어제 호기롭게 오늘 요리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버터를 엄마가 버리신 것 같다. 쿠팡에서 버터를 시키려고 했는데 쿠팡이 먹통이 돼서 주문하지 못했다. 집 앞에 있는 이마트도 2번째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내일은 꼭 이마트에서 버터를 사서 양배추 스테이크를 해 먹어 봐야겠다.

오늘은 브런치스토리에 일주일 동안 쓴 글들을 발행하는 날이다. 그래서 약간 곤두서있다. 나는 여태까지 쓴 내 글이 엉망이지 했는데 막상 읽어보면 괜찮다. 전진하다보면 진전이 있겠지. 야학 선생님을 실망시켜드리지 말아야 하는데. 걱정된다. 글이 점점 못해지고 있을까봐. 지금 시간이 오전 12시 18분이다. 야학 선생님께서는 글을 매일 쓰지 말고 2,3일에 한 번씩 쓰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셨다. 8월 4일부터 딱 하루 빼놓고 글을 매일 매일 썼다. 운동을 매일 하면 근육이 생기듯 글을 매일 쓰면 마음에 단단한 근력이 생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컴퓨터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매일 처음 쓰는 것 같다. 제로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글을 쓰다 보니 또 배가 약간 고프다. 야식 안 먹는 게 건강에 좋은데.

너무 신기한 것이 잠자면서 꾸는 꿈이 너무 생생하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다. 나는 아프기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꿈을 꾸었다. 꿈을 꿀 때마다 간접 체험보다 직접 체험을 한 느낌이다. 일종의 배우가 되어 인수분열한 또 다른 나의 인생을 살아본다.

이 집 근처에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서 외식하기가 마땅 찮은데 내년에 이사 갈 때는 꼭 상권이 발달한 동네로 가야겠다. 운세권+식세권 이랄까?

갑자기 바나나가 너무 먹고 싶다. 바나나와 우유를 믹서기에 같이 넣고 갈면 너무 맛있고 부드러운 바나나 우유가 만들어 진다. 꼭 해 먹어 보시라.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선택이라는 것은 젊었을 때 한 선택일수록 나머지 인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내 꿈에도 가끔 대학교를 다른 곳에 갔을 때 바뀐 나의 삶이 나온다. 재수를 하고 원서 쓸 때 원하는 대학에 갈 점수가 충분히 됐었는데 부모님이 대신 결정을 하셨다. 그래서 가, 나군에서 떨어지고 다군에서 졸업한 학교에 붙어서 다녔다. 그때는 부모님께서 결정하게 내버려 두는 게 효도라고 생각했었다. 어떻게든 내 뜻대로 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대학을 원하는 데를 갔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아마 대학을 원하는 데를 갔으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지가 궁금한데 꿈이 그것을 보여주곤 한다.

내일 버터를 사와서 양배추를 구운 다음 맛이 어떤지 이 글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오늘 쓴 걸 보니 내용이 괜찮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집은 요리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식재료로 간단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있으면 나는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오늘은 밤에는 잘 때 또 어떤 꿈을 꾸게 될까? 바나나 우유와 양배추 스테이크를 먹는 꿈을 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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