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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식기획자 조이 Oct 20. 2019

그 집 빵은 왜 맛있을까?
<오월의 종>

스테디 푸드클럽 오월의 종편을 준비하며.

햇살 맛집 오월의 종 2호점

에피타이저 #1 

오월의 종을 방문하다.

안녕하세요. 외식하는 남자입니다. 참 오랜만에 브런치 글로 인사를 드립니다. :)

얼마전 오월의 종 정웅 대표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는 왜 오월의 종 빵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을까?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오월의 종 빵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월의 종 정웅 대표님 (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인터뷰 #1 

베이커리 창업과 운영에 대하여

저는 원래 빵을 하던 사람은 아닙니다. 시멘트 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늦은 나이에 빵을 배워서 시작했어요. 처음 빵집을 시작했을 때 장사가 너무 안되는거에요. 빵을 많이 만들어도 팔리지 않아 거의다 버리곤 했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를 1년 정도 견디니 생존력이 생기더라고요. 아이러니하게 생존력이란 것은 잘 될때는 배울 수 없어요. 가게가 안되고 망할 것 같을 때 생기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견디고 가게가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후에도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습니다. 장사를 하다보면 힘든 순간은 찾아옵니다. 이 때 창업 초기 힘든 시기를 견뎌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됩니다.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레시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레시피 중요하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일 아침 빵을 만들러 나오는 성실함과 꾸준함이에요.

아무리 좋은 레시피가 있어도 만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오월의 종 빵

인터뷰 #2

베이커리 창업 초기

베이커리를 처음 시작하면 내 가게가 생겼다는 것에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무의식 중에 내가 만든 빵이 다 팔릴 것이라고 느끼죠. 처음에는 흔히 말하는 오픈빨로 매출도 나오고 장사가 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픈빨도 지나고 4계절을 겪고 나면 만드는 빵보다 버리는 빵이 많은 날이 점점 많아졌어요. 이 때가 참 힘들어요. 물론 이 시기를 견디면 ‘생존력’이 생기죠. 하지만 이 초기 1년 사이에 문을 닫고 그만두는 사람이 가장 많이 생깁니다. 본인도 1년을 해보니 아는 거죠. 내가 상상하던 베이커리 운영의 로망과 달리 그 뒷면에 숨겨진 빵을 만들기 위한 힘든 노동과 나오지 않는 매출,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니 본인이 지겹고 힘들어서 포기해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가게를 운영하는 건 결혼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결혼식날은 정말 기분이 좋고 잘될 것만 같은데, 정말 중요한 건 결혼식 후에 결혼생활을 잘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베이커리를 차릴 때도 오픈만 생각하지말고 오픈 후에 어떻게 잘 운영할지도 충분히 고민하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오월의 종 2호점 내부 (오픈하자마자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인터뷰 #3

신메뉴에 대하여

다음은 신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베이커리를 운영하면 신메뉴를 출시하는데요. 신메뉴는 단기적으로 보지말고 장기적으로 봐야해요. 왜냐하면 신메뉴라는 것은 나에겐 익숙할지 몰라도 고객들에게는 처음보는 메뉴거든요. 음식에 있어서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먼저 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출이 안나오는 신메뉴를 에이 별론가보다 하고 빼는 선택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는 신메뉴를 출시하고 그 신메뉴가 고객들에게 익숙해질떄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매출이 안나와도, 빵을 버리더라도 나중에 고객들에게 익숙해지면 굉장히 잘팔리는 메뉴가 됩니다.

뉴스에서 자영업이 단점이 많다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실제로 운영해보면 장점도 많습니다.

신메뉴가 고객들에게 익숙해질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도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네요.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같은 큰 시스템에서는 신메뉴 매출이 신통치않으면 바로 뺴는 경우가 많거든요.

큰 시스템에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작은 가게들이나 자영업자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4

베이커리의 생존력은 무엇인가요?

베이커리가 살아남으려면 매출에 상관없이 좋은 빵을 만드는 것이 오래가는 가게를 만드는 것 같아요.

빵 만드는 일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다음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빵, 새로운 맛을 추구하기보다 맛을 유지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셨으면 해요. 오래간다는 것은 한결같다는 이야기거든요. 제빵은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오월의 종을 찾는 고객들이 1년 뒤, 2년 뒤에 와도 같은 빵 맛을 느낄 수 있게 유지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힘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보다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렵기도 하고요.

한 예시로 제가 예전에 같은 레시피로 빵을 여러 개 만든 적이 있는데 만들 때 마다 맛이 다 다른거에요.

그래서 그 레시피를 알려준 분에게 왜 맛이 다 다를까요? 라고 질문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레시피대로 똑같이 만든게 맞느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죠.

그런데 그 분이 넣은 재료말고 레시피에 나온 온도, 습도까지 정확하게 맞춘 환경에서 빵을 반죽하고 구웠는지 다시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알았습니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일에 어려움에 대해서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은 빵 맛을 내기 위해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처음 가게를 오픈하고 빵 배달을 함께 다녔던 대표님의 자전거

스테디 푸드클럽
오월의 종편을 만들다.

이번에 예비 창업가를 위한 스테디 푸드클럽 베이커리 편을 오픈했습니다.

베이커리를 주제로 4명의 연사님과 함께할 예정인데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신청해주셔서
인원이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주세요~!

(스테디 푸드클럽 모임에서는 인터뷰 내용보다 더 깊은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정웅 대표님 인터뷰를 브런치에 소개한 이유는 베이커리가 아닌 식당을 운영하시거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소개드립니다. 저는 인터뷰하러 갔다가 대표님에 팬이 되어 왔습니다. 주말에 시간 괜찮으신 분들은 오월의 종 2호점으로 놀러가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https://wecook.co.kr/program/detail?program_idx=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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