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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Jan 21. 2022

보성 오일장

꼬막을 잊으면 비로소 보인다. 다른 맛이



#보성오일장

#꼬막보다맛난거많아요

#백반

#삼천원



허투른 반찬이 없다. 이 모든  게 삼천 원이다. 


벌교읍에서 꼬막을 사고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때는 밥때, 취재를 떠나 밥을 먹을까 해서 동네를 다시 몇 바퀴 돌다가 시장 입구로 돌아왔다. 시장 건너편에서 입구를 바라보는 순간 밥집이 그제야 눈에 띄었다. 어제와 오늘 몇 번이고 식당을 지나쳤지만 보지 못했다. 관심이 다른 것에만 가 있던 탓이다. 취재에 관한 생각을 놓고 나니 그제야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테이블이 세 개 있는 작은 식당이다. 노년의 부부가 식사하고 있었다. 혼자 식사 가능한지 여쭤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작은 쟁반 가득 반찬 놓인 것이 나오고 국과 막 퍼 담은 밥이 나왔다. 간은 내 입에 조금 셌지만, 허투루 만든 반찬이 아니었다. 반찬 구성이 당일 만드는 것은 별로 없고, 오래 두고 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밥을 먹다가 메뉴판을 봤다. “3000원요!?” 질문도 아닌 감탄사도 아닌 소리에 식사하시던 할배가 “여기가 그려”. 메뉴판은 단출했고 통일성이 있었다. 백반·소주·맥주 3000원, 막걸리 2000원, 커피 200원이 전부였다. 밥 먹는 사이 손님이 들어왔고 식사하시던 분과 지인이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장터 할매 한 분이 와서는 밥을 가져간다. 동네 사람들이 오가는 식당. 여럿이 와서 밥과 술을 먹어야 타산이 맞을 듯싶었다. 나처럼 혼자는 민폐인 듯싶어 잠시 얼마를 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 가격 그대로 내고 나왔다. 할매의 말 품새나 손님들의 대화에서 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느꼈다. 밥이 있고,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도시에서 이런 밥은 기대하기 어렵다. 바쁘다는 핑계로 밥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 여기는 밥이 먼저였고 사람이 먼저였다. 인사만큼은 성심껏 하고 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할매밥집(전화가 없다. 시장 입구에 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3&oid=032&aid=0003124229

#오일장

#가는날이제철입니다

#오는날이장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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