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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Dec 30. 2022

지극히 미적인 시장_목포

가는날이장날이었다

#지극히미적인시장_목포

#맛있는오일장

#가는날이제철입니다

#오는날이장날입니다

생선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하자면 목포시에서 정한 9미가 있다. 찬찬히 살펴보니 전부가 생선이다. 우럭, 낙지, 홍어(삼합), 준치, 민어, 갈치, 꽃게, 아귀, 병어다. 목포는 항구이니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빠진 게 있다. 사시사철 수산물이 나기에 사시사철 각각 맛으로 빛나는 것들이 있다. 12월에 광어처럼 말이다. 준치만 하더라도 겨울부터 봄 사이에 잠시 생물이 나오고는 이내 감춘다. 잠깐 나오는 선어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냉동이다. 갈치 또한 사계절 내내 나온다. 목포 배가 제주 근해까지 잡아 온다. 목포 배가 잡았으니 목포 먹갈치가 된다. 갈치 또한 맛으로 빛나는 시기가 지금이다. 9미 선정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거기에 맛으로 빛나는 시기를 추가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정보를 줘야 한다. 생선은 계절에 따라 맛이 오르락내리락한다.

9미 선정을 누가 했는지 몰라도 12월의 송어를 빠뜨렸다. 목포에서 송어는 강원도 평창이나 화천에서 키우는 송어와는 다른 생선이다. 흔히 밴댕이라 이야기하는 반지를 일컫는다. 반지는 밴댕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잘못 부르는 것이다. 밴댕이라 부르는 생선은 따로 있다. 청어과의 생선으로 흔히 이 생선의 새끼를 디포리라 부른다. 뒤(디)가 퍼(포)레서 디포리다. 밴댕이 혹은 송어라 부르고 있는 것은 반지다. 강화, 인천 등의 수도권에서는 밴댕이로 알고 있지만, 표준어는 반지다. 유일하게 반지가 나면서 반지라 부르는 곳은 군산이 유일하다. 눈발이 흩날리는 목포 부둣가에 유일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만선식당. 몇 년 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인연을 맺은 곳이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송어회(반지회)를 주문했다. 작은 생선인 반지는 한 마리에서 앞뒤로 회 두 점이 나온다. 앞과 뒤는 사람의 관점이고 반지의 입장에서 좌우 두 점이다. 앞이든 뒤든 좌든 우든 상관없다. 기름기 가득 품은 회는 아이스크림처럼 입에서 살살 녹는다. 작은 반지회는 12월의 목포 바다를 품고 있다. 반지의 계절은 지금부터 초봄까지다. 산란할 때의 반지는 알과 정소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겨울 반지는 지금이다. 따듯한 봄날이 아니다. 만선식당 (061)244-362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96225?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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