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맛있을 때 찐다"다.
여름이 오면 먹는 옥수수가 두 가지로 갈린다.
초여름엔 초당옥수수를,
장마 즈음에는 찰옥수수가 주로 나온다.
하나는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달고
나머지는 찔 때 뉴슈가 넣고 그 단맛의 맛으로 먹는다.
사실 찰옥수수도 수확했을 때는 옥수수가 초당만큼은 아니더라도 알갱이 안이 고체가 아니 녹은 젤리처럼 흐물흐물 한 상태로 그냥 먹어도 단맛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린 이런 옥수수를 본 적도 만난 적도 드물다.
이유는 수확하고 며칠 지냐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확한 옥수수는 망에 담아 유통한다.
이유는 발열 때문이다.
옥수수 내부의 액상의 겔 성분이 고체의 전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열이 난다.
전분화가 진행하고 있는 옥수수를 만져보면 뜨끈뜨끈하다.
화학의 변화는 열을 뺏거나 열을 낸다.
에어컨은 열을 뺏는 화학을 이용하는 것이고
발열도시락은 열을 내는 화학을 이용한다.
옥수수가 마트 매대 위에 올라갈 때는 이미 발열 과정이 끝난 상태에서 올라가기에 처음처럼 단맛은 없다.
봉화군에서 발행한 옥수수 연구 자료에 따르면 4일 동안 온도에 따라 당분 함량의 변화가 크다고 한다.
0℃에서 당분이 10%
10℃에서 당분은 50%
30℃에서 당분은 60%가 감소한다고 한다.
이런한 옥수수의 특성으로 인해 마트의 매대에서는 애시당초 달곰한 찰옥수수를 만날 수가 없다.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새벽에 수확한 것을 당일이나 다음날에 매대에서 판매한다면 가능하다.
기회가 닿아서
새벽에 수확한 것을 다음날 택배로 받았다.
껍질을 까기 위해 옥수수를 만지지 뜨끈뜨끈할 정도로 열을 발산하고 있었다.
껍질 까다가 알갱이가 떨어지기에 지긋히 눌렀더니 고체가 아니 젤 상태의 액체였다.
껍질을 까고 압력솥에 넣고 쪘다.
소금은 아주 조금.
압력솥의 추가 춤을 시작했을 때 1분 미만으로 두었다가. 불을 껐다.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것들은 뜸이 중요하다. 밥 지을 때 뜸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2~3분 정도 두었다가 증기를 빼고 옥수수를 꺼냈다.
맛을 보니 내가 알고 있던 옥수수와는 다른 맛이었다.
드라마틱하게 뉴슈가보다 뛰어난 단맛은 아니었다.
은은한 단맛인데 계속 옥수수를 찾게 만드는 맛이었다.
잔잔한 맛을 끊이 없이 갈구하게 했다.
찌면서 계속해서 먹은 옥수수가 네 개였다. 다른 것보다 작은 거기에 큰 옥수수의 두 개 정도 양이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뉴슈가의 들쩍지근한 단맛이 아닌 잔잔한 단맛이 옥수수의 단맛이다.재래시장이나 국도변에서 파는 옥수수는 대부분 뉴수가를 넣고 삶는다. 옥수수 껍데기를 진열하듯 옆에 쌓아놓기도 하는데 그냥 디스플레이로 보면 된다. 만약에 옥수수 밭 옆에서 그러고 있으며 아침에 수확한 것이 있는 지 물어봐서 있다고 한다면 사는 것이 좋다. 로컬 매장에 망에 든 옥수수를 만졌을 때 따듯한 열기가 있다면 그 녀석 또한 사야할 옥수수다.
옥수수를 잘 찌는 법은 가장 수확 후 저장 시간이 짧은 것이 좋다. 당일 또는 그 다음날의 옥수수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찌면 제대로의 단맛을 즐길 수가 있다.
옥수수는 시간에 따라 맛이 떨어진다. 빨리 먹을수록, 빨리 전처리해서 냉동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에, 옥수수와 다른 성향을 보이는 것이 밤과 감자, 고구마다. 밤은 시간을 두고 숙성을 해야 단맛이 는다. 갓 수확했을 때는 전분뿐이만 숙성의 시간을 보내면서 전분은 옥수수와 반대로 과당이나 포도당 또는 엿당 등으로 바뀐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군밤이나 고구마가 부드럽고 맛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선해서 좋은 것은 옥수수
선선해서 좋지 않은 것은 밤, 고구마다. 신선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한동안 뭐 업체에서 초신선육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육지에서 난 고기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아니면 적어도 사후경직은 풀려야 제맛이 난다. 초신선육 대신 초신선 옥수수를 팔았으면 실제와 마케팅이 일치했을 것이다.
옥수수 잘 찌는 법은 초신선 옥수수를 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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