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식투자를 하며 깨달은 것

[무언가 만들어지는 사람 간의 사이1]

by 오래된 독서가

2020년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일순간 증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모두가 발작을 일으키고 이제 세상이 끝난 건 아닌지 하는 공포감이 모든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 그저 달라진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일 뿐 숫자로 이루어진 금융의 세상은 별 일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일제히 증시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물론 나는 먼저 그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달려간 이후 한참의 고민 끝에 아주 미미한 돈을 증시에 실어 보냈다. 아주 미미한 돈이었지만, 그걸로 큰돈을 벌 수는 없을 거란 걸 알고 있더라도, 그냥 가만히 두었다면 바뀌지 않았을 숫자가 변하는 것들을 목도하자 내 마음은 처음 느껴보는 긴장감에 요동쳤다. 다행히도 내겐 이런 주식투자에 대해 물어보면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지인이 있었고, 이런 감정과 상태를 말하면서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식의 변동성에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유튜브에 여럿 개설되어 있는 투자 유튜브 채널들을 통해 투자의 기본을 알아가면서 이 요동은 점차 잠잠해졌다.


처음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바뀌는 숫자와 봉들에 이게 투자인지, 아님 도박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여러 가장 많이 보는 주식투자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투자와 경제들에 대해서 알아가다 보니, 자산시장이란 것은 사람들의 욕망과 기대로 이루어진 것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어쩌면 허상으로 보일 수 있는 ‘주가’라는 게 어떻게 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그 기대와 욕망을 통해 기업을 숫자로 평가해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주식투자가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 않았던 것,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하다 보면 단순히 지식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세계도 넓어진다. 그동안은 단순히 경제를 기업이, 소비자가 물건을 사고파는 것으로만 인식을 하다가, 기업과 소비자 간의 시장경제 활동들 사이에 무수히 많은 복잡한 일들이 오고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간 무심코 흘러버리던 사회의 변화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전에 내가 세계를 알아가고 넓혀 나가던 방식은 책과 영상을 통해서였다. 이론들에 기반해 작성한 세계들, 물론 그런 세계가 모두 거짓이라는 건 아니지만, 굉장히 정적인 느낌이 드는 탐색이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 참여해본다는 것은 실전에 기반 한 탐색이었다. 우리가 취업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력서를 적고 면접을 보면서 성장하듯이, 주식시장에서 돈이 흐르면서 그 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세상을 더 직관적으로 주목해서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사회에 대해서 많이 안다. 세상의 변화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내 또래에 비해서 책이나 다양한 방면으로 많이 알고, 관련된 사람들의 책이나 인터뷰를 많이 봤었으니깐. 그러나 그건 체감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지식적으로 내 머릿속에 쌓여 있을 뿐, 그게 실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몰랐다. 투자에 참여함으로써 그것이 실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똑똑히 보이게 되었고, 경제에 대한 편견도 씻어졌다.

나는 경제를 바라보면서 기업들의 기업 활동과 경영 활동에서 이윤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기업의 이윤추구를 포기하더라도 사회적 배려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한쪽의 측면만을 봤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됐다. 물론 과거의 기업의 모습은, 특히 한국의 기업의 모습은 그런 것들이 강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기업과 소비자 간의 갈등과 그 피해가 사회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니깐. 하지만 돈이 그것을 바꾼 것 같다. 사람들이 돈을 쓰는 방식과 방법과 기준을 바꾸면서 기업들도 그 돈을 얻기 위해 행동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ESG경영이란 이름으로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했고, 시대의 분위기를 보아선 이것은 과거로 회귀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본주의에 대해 각자만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아주 긍정적인 것이라거나 혹은 자본주의는 부정적인 것이라는 두 가지 큰 편견 말이다. 나는 그 두 가지 편견 중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입장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항상 자본주의의 부정적이고 모순적인 면에만 집중했다. 나는 세계의 한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분명 탐욕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체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모습을 순화시키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욱 강하게 느껴진 사실이 있다. 그 어떤 것도 완벽하고 절대적인 선일 수도 악일 수도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냉혹하지만 그 체제를 굴러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열광하는 주식들의 주가들은 결국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열망이 그 가격을 만든 것이다.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주가는 오르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아주 단순한 주식시장에서 진리에 가까운 사실. 그렇기에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자본주의는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뿐 아니라 또 다른 여러 요인들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2021.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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