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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당고수 N잡러 Jun 10. 2021

늦어서 느낄 수 있는 행복

늦은 것은없다. 다만 남과다를 뿐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친구나 주변의 누구를 봐도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생 과정이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20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진다'.


1. 대학 졸업장을 31세에 받았다

2. 첫 아이를 38세에 만났다

3. 내가 환갑이 돼도 막내는 고등학교 1학년이다

4. 친구들은 자식이 군대 가고 대학 다니는데 난 아직 셋이나 어린이집에 다닌다


20대를 정신없이 놀고 방황하며, 하지만 나름 값진 경험을 하며 지내다 보니 남들보다 딱 10년이 늦어졌습니다. 중간중간 조바심도 나고 우울해진 적도 솔직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원망도 많이 했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 하고, 자리잡지 못하고 붕 떠있는 상태로 불안해하며 살아야 하는지 하늘을 보고 운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40대가 되고, 우연히 그리고 운 좋게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이제야 더 길고 더 멀리 보이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은 것이 커다란 행복이 되었습니다. 사춘기 지난 아이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는 친구들과 달리 사 남매 아이들과 엉키고 성키어 지내면서 매일 목욕도 시키고 함께 자면서 행복합니다.


2-30대 정신없이 사회생활하면서 끌려가는 시기였다면 눈치 보고 먹고사느라 바빠 아이들과 함께 하는 행복을 느낄 여유도 부족하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다행히 40대의 경제력과 자영업에서 오는 시간 조절 덕택에 사람 없는 평일에 함께 다닐 수 있고, 나만의 시간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물론 모든 40대나 남보다 늦은 출발을 한 사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서 아주 운이 좋게 이런 시간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느끼며 오늘도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내 환경이나 인생이 바뀐 것이라기 보다 내 마음가짐,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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