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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당고수 N잡러 Nov 11. 2021

네 번의 입학, 두 번의 졸업과 한 번의 자퇴

네 번째 스무 살

올해 초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말도 안 되고, 진짜 드라마구나 했었습니다. 대학생이 된다고 다시 스무 살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마침 들어간 학교 교수가 첫사랑이고 남편이라니 정말 드라마 같은 얘기라고 생각하면서 참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두 번째 입학이 아니라 애가 넷인 것처럼 네 번째 입학이 찾아왔습니다. 


첫 번째 대학은 정말 점수만 맞춰서 전공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학만 보고 갔다가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 대학은 내 적성도 모르고 장학금 받는다는 생각에 들어갔다가 한 학기 다니고 자퇴했습니다.

세 번째 대학은 현실을 모르고 1년 외국에 유학 보내준다는 말에 들어갔다가 실패했습니다.


사실 셋 다 실패이긴 하나, 되돌아보면 그 덕에 지금까지 먹고살면서 잘 지내왔으니 실패라고 보니도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전부 제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입학한 건 아니라 지금 하는 일부터 해서 전부 언제 그만두고 은퇴하나, 나도 화이어족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을 얻는데 도움은 되었겠지만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한 전문대 수시모집 요강을 보게 되었고, 정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수능 시험이 필요 없고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와 IT 자격증만 있으면 접수가 가능해서 30년 만에 고등학교를 방문해 서류도 발급하고 조심스럽게 원서를 접수시켰는데 운이 좋았는지 합격했습니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자식뻘 되는 아이들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을지, 생업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제대로 온전하게 다닐 수는 없는 처지라서 공부를 쫓아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은 복잡하지만 일단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3번의 대학 입학 중 그래도 2번은 졸업장을 받았고, 한 번은 한 학기 만에 자퇴했는데, 네 번째 입학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전공이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예창작과를 알아봤는데 거주지 근처에 전공을 가르치는 대학도 많지 않았습니다. 웹소설창작과가 있어 비록 전통문학과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으나, 창작이라는 동질성이 있어서 일단 경험해보고자 수시전형에 지원해서 합격했습니다.


22학번이 된다는 생각은 사실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허황된 꿈은 아니니까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내디뎌 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자신의 꿈을 잊지 말고 잃지 말고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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