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가 책 탐독하기
작년부터 나의 책 읽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처음 만난 작가의 책들을 탐독하는 즐거움이다. 마치 몰래 초콜릿 한 알을 까먹는 기분이라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 시작이 '조안나'였다면(조용히 건네는 위로, 마음을 두드리는 글, 25. 01. 02) 현재는 '피터 스완슨'이다. 종종 재미있는 스릴러물로 추천되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저자다. 제목이 너무 적나라해서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아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다른 책으로 피터 스완슨을 만나게 되었다.'아홉 명의 목숨'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현대물로 재해석된 소설이라 전반적인 흐름은 눈치챌 수밖에 없었지만 서로 연관성 없는 사람들이 각자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을 향해 가는 흐름이 억지스럽지 않고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는 점이 이 소설의 묘미였다. 기대 이상의 반전은 아니었지만 매력이 느껴졌던 그 소설을 통해 피터 스완슨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해서 만난 두 번째 책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었다. 피터 스완슨이 쓴 책이라면 제목이 억지스럽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용기를 내고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와 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짓다니."
간략한 설명을 하자면 아래와 같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들의 입장에서 펼쳐진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점점 접점이 생기거나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변화가 생긴다. 전혀 연관성 없는 인물들 간에 숨겨졌던 연결고리가 드러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마지막에는 예상치 못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또한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 이어 후속작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책도 읽었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하면서도 정신이 맑아질 수밖에 없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스릴러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인문학적인 생각을 해보게 하는 그의 작품에 나는 그만 빠지고 말았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작가의 책과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 말고도 새롭게 만나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의 책을 읽는 재미도 북러버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순간이다. 따스한 봄날이 설레듯 새로운 작가의 책들로 설레는 순간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