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 읽으며 먹는 재미

책 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

by 코코

최근 아침에 아이 등원 준비를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나란히 앉아 아침을 먹는데 눈앞에 놓인 책을 보더니 대뜸 내게 말했다.


"엄마, 나 밥 먹으면서 책 읽어도 돼?"

"안돼. 밥 먹을 때는 밥만 먹는 거야. 대신 다 먹고 난 다음 등원 준비 다 마치고 읽자."

"그럼 엄마가 밥 다 먹었으니까 읽어줘."

"좋아."


속이 뜨끔했다. 나 역시 홀로 밥을 먹을 때 책을 펼쳐들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밥 한 숟갈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으며 책을 읽는 재미를 분명 나는 알고 있었다. 등원 전쟁 속에서 아이에게 먼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알려주기 바쁜 요즘이고 기본적인 식사 예절은 아니므로 내가 대신 읽어주는 걸로 대체하긴 했지만 은근히 기뻤다.

'책 읽으면서 먹는 재미를 알게 되겠군.'


책을 읽으며 함께 할 수는 있는 음식에 대한 제한은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간식이고 편하게 앉아 책을 읽으며 먹을 수 있으면 된다. 도서관 등에서는 어려운 활동이지만 카페나 집, 캠핑 등 여행지에서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수저, 포크 등의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 음식들도 상관없다.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나도 라면을 먹으며 열심히 책을 넘겼다). 책이 오염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감안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의 즐거움,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책과 좀 더 가까워지고 친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다소 경직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다과처럼 말이다.


영화를 볼 때 빠질 수 없는 팝콘 같이 아이가 책을 읽을 때에도 빠질 수 없는 간식 하나쯤은 가졌으면 좋겠다. 함께 나눠 먹으며 책을 읽는 소소한 행복을 기대해 본다.






keyword
이전 20화책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