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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직업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by 최용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 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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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속에 두려움을 품고 살아간다. 안정적인 길을 걷고 있어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어도 마음 한편에는 늘 조용한 불안이 자리한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속에서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길이 맞는 걸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나 역시 그랬다. 복지관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매달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살아갔지만 마음은 늘 흔들리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지? 정말 내 길이 맞는 걸까? 왜 나는 승진하지 못하는 걸까?”


사람들은 그 자리가 안정적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 안정 속에서 점점 더 불안해졌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성장과 커리어를 쌓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때 나는 선택해야 했다. 안정된 삶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불확실하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길로 나아갈 것인가?
결국 나는 도전을 선택했고, 지금은 대한민국 휠체어농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이 길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자리다. 선수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뛰고, 전략을 세우며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새로운 자리에도 두려움은 존재했다.


“재임용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 내 가족과 처자식을 책임질 수 있을까?”


정직원일 때의 두려움은 ‘안정 속에서의 답답함’에서 왔고, 국가대표 코치의 두려움은 ‘불확실한 미래’에서 비롯되었다. 형태는 달랐지만, 두려움은 직업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모습으로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려움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
먼저, 나는 불안을 글로 적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세우는 습관을 들였다.
매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훈련 계획과 재임용 준비, 가족을 위한 재정 계획까지 차근차근 점검했다.


아이들이 숙제를 마치며 “아빠, 오늘 뭐 하셨어요?”라고 물을 때, 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계획과 고민이 떠올랐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짐했다.
“불안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행동으로 증명하자.”
아내와 함께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의 계획을 나누면서, 나는 불안을 행동으로 전환하는 연습을 계속했다.


또한, 동료 코치와 상의하며 전략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불안을 행동으로 바꾸었다.
회피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맞서면서, 점점 두려움이 나를 억누르지 못하게 되었다.


심리학 연구에서도 이런 접근법의 중요성이 입증된다.
미국 APA(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현대인의 62%가 직업과 미래에 대해 일상적인 불안을 경험하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2020)』는 도전을 선택한 사람일수록 불안을 많이 느끼지만, 그 불안을 오히려 성장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에게도 이 연구 결과는 큰 힘이 되었다.
두려움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정직원 시절에도, 국가대표 코치로 있을 때도, 두려움은 늘 나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 당신은 진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아내의 믿음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힘이 되어주었다.
훈련과 전략 수립, 가족을 위한 계획, 재임용 준비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두려움을 마주하며, 나는 깨달았다. 두려움을 직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불안은 나를 막는 적이 아니라 성장의 동력으로 변한다는 것을.


지금 나는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 두려움 덕분에 매일 성장하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고, 작은 목표를 달성하며 자신감을 쌓아가는 과정은,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확신한다.
두려움은 직업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 앞에서도 행동하는 사람에게, 두려움은 멈춤이 아니라 나아감의 신호다.


내 삶은 두려움과 함께 움직이고, 그 두려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내일의 나를 준비시킨다.
오늘도 나는 두려움을 느끼면서 한 걸음씩 나아간다.


두려움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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